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7월 6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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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지를 적었다
빈 등을 찾은 그녀가 까치발을 들었다
소원지를 든 양손을 올리자
뼈만 남은 등이 드러났다
그 가늘고 앙상한 뼈를
애착이라 불러도 될까
세상의 무게를
오롯이 버텼을 그녀의 중심이
잠시 휘청거렸다
소원지가 연등에 걸렸다
“오래 살게 해주세요”
그녀의 소망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그녀는 등을 보며 소원을 빌었고
나는 합장한 채 그녀의 등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그녀는
지하방 벽지에 핀 곰팡이가
제 몸에 스민 암처럼
전이되지 않기를 빌었을지 모른다
두려운 건 피안이 아니라
이승의 끈을 놓지 못하는 마음
소원지로 목숨을 연장할 수 있다면
수만 장이라도 사주고 싶었다
점등,
사만여 개의 연등이
일시에 숨을 얻었다
어둠은 물러가고
자비의 빛이 도량에 내려앉았다
그녀의 등은
아직
이승에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