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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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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인지 노래인지 가수 싸이(psy)의 <강남 스타일> 앞에서 지구촌이 들썩인다. 아프리카 어떤 소년도 쿵덕쿵덕 춤추 고, 유럽의 어떤 할머니도 쿵덕쿵덕 부끄러움을 잊었다. 쿵 덕쿵덕 <강남 스타일>이 천하통일을 했다.
세련되어야 할 강남 스타일을 뚱뚱한 싸이가 싼티 나게 망 치는데, 그게 좋아죽겠다는 듯 모두 열광한다. 온갖 세상 사 람을 요렇게 하나로 묶어 놓은 <강남 스타일>의 비밀병기가 무엇일까. 누가 입어도 좋고 누구한테도 어울리는 이런 스 타일의 것이 앞으로 또 나오기나 하려나.
대한민국 서울의 한복판‘강남’지역은 1970년대까지는 허허벌판이었다. ‘강남 개발’이 시작되자 그 넓고 한가로운 한강 남쪽의 가슴에 한강 북쪽에 있던 주요 기관이며 학교들 이 몰려들었다. 그중에서도 일류 고등학교들의 이사가 괴력 이 되었다. 오늘의 강남을 만든 으뜸 공로자이다. 강남에 살 아야 내 아이 좋은 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이 강남을 끓 어 넘치게 했고, 강남은 의심 없이 세련되어 갔다. 벼락부자도 나왔다. 오늘의 에덴동산이 된 것이다.
벼락부자가 되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이다. 같은 평수의 아파트 값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몇 배씩 차이가 나고, 투기가 끓었다. 하나의 서울이 강남과 비강남으로 나뉘어 강남 사는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 한 대 치고 들어온 것이 <강남 스타일> 아닐까?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부르며 입은 턱시도 드레스도‘정장(正裝)에 막춤(Dress Classy, Dance Cheesy)’이라는 익살을 낳았다. 그런데 우리는 “강남 스타일∼”을 외치며 그런 까닭 따위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나 도 모르게 내 몸이 들썩이고 내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그것이 이상할 따 름이다. 지구촌 사람 모두가 이 뜻 모를 마력에 끌려 허우적대는 것이 정말 이상하지 않나.
<강남 스타일> 막춤은 말〔馬〕이 뛰는 모습이다. 아주 간단하다. 누구 든 쉽게 흉내 내고 따라할 수 있다. 무척 신나고 재미있다. 말이 아닌 사람 모두를 한 꼬치에 꿴 비결이 그 쉽고, 재미있고, 흥겨운 원초적 단 순 동작에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착 몸에 와 닿는 바람이 전신을 휘감 는다. 정녕 경천동지할 말의 부활이었다.
말은 만인의 연인이 되었다. 만인의 연인은 만 년에 한 번 나오는 연 인이라는 재미있는 말도 있지만, 만인에게 통하는 모두가 두루 좋아하 는 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글 쓰는 사람에게도 이‘만인에게 통한다’는 말은 황홀하다.
직접 곡을 만들고 부른 싸이는 <강남 스타일>을 그냥 슬쩍 재미로 만 들어봤다고 한다.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폭발했다. 말이 놀라 하 늘로 뛰어오르고 지구촌 사람들은 우울을 날려버렸다. 신은 명랑한 사 람에게 축복을 준다고 했으니 싸이의 말이 지구촌 모두에게 축복을 내 린 것이다.
싸이의 말춤 같은 글, 어느 날 문득 무심중 써본 글이 만인의 우울을 날리는 그런 글, 생각만 해도 싱싱한 바람이 분다.
사실 세상에 귀한 것은 어느 날 문득 나타난 것이 많다. 영국의 생물 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한 페니실린도 버려두었던 푸른곰팡이에 서 어느 날 문득 얻은 것이다. 이 항생제가 죽어가는 인류를 살렸다.
<강남 스타일>로 크게 성공한 싸이는 다음 작품이 크게 걱정되었을 것이다. 명성에 걸맞은 작품이 나오도록 거듭거듭 땀을 흘렸으리라. 말 위에서 천하를 쟁탈했으니 싸이에게 다시 멋진 말이 나타나 세상을 한 번 더 시끄럽게 다스려주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작품 인 <젠틀맨>은 우리를 춤추게 하지는 못했다.
그 춤추는 강남스타일이 나오게 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내 스타 일’이 아닐까? 누군가 춤추게 하고 노래하게 하는 내 스타일의 그것이 세상의 모든 꿈을 자극한다.
싸이의 말이 뛰듯이 내 스타일의 글도 쉽고 명료하게 뛰어야 한다. 사물의 본질은 원래 쉽고 명료한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어야 한다. 진 지하거나 깊은 내용이라도 재미있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도 충분히 알 면 내용이 어려워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무심중 태 어난 싸이의 <강남 스타일>처럼 무심중 쉽고 재미있는 글이 내 스타일 이었으면 싶다.
누구에게나 자기 스타일이 있다. 이상하게도 그 스타일은 바뀌지 않 는다. 거의 화석화되었기에 스타일이라고 하는지 모른다. 스타일에는 무심히 쌓인 세월이 있어 자기도 모르는 개성을 만든다. 이름을 가려도 희한하게 글쓴이가 드러나는 것은 그 스타일 때문이다. 내 스타일에도 오랜 무엇이 쌓여 내가 모르는 것이 있겠거늘, 어떤 스타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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