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7월 689호
6
0
철쭉 흐드러진 꽃잎 사이로
신기루로 아른대는 아버지
근엄한 얼굴 뒤로 감춰진 무수한 침묵
내 젊은 날을 방황과 반항으로 물들였다
무겁게 내려앉은 기대의 그늘
곁을 내어주지 않으셨던 그 거리감
유리창에 피어난 서리꽃 너머
닿을 수 없던 그 마음
더 가까이 다가가
입김으로라도 닿아 녹이고
속내를 읽어내려 애쓰지 못한
금가고 부서져 쩍쩍 갈라진 내 안의 상처
내 품에 안긴 자식 보며
강한 척 단단한 척
숨기려 애썼던 그 마음의 굴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나도 아버지와 닮음을
아버지 생전 깨닫지 못한 마음
돌아오지 않을 시간의 흔적들
입술 깨물고 삼킨 슬픔
목울대 넘기지 못하고
철쭉 꽃잎에 뚝뚝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