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7월 6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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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힘은 진실입니다.
진실을 담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끕니다.
사람은 하루에 5만 가지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중 긍정적인 생각은 겨우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부정적인 생각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일 때, 부정적인 정보에 더 관심을 보이고, 그것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인들이 상대를 공격할 때 유독 비판적 언어와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6·3 지방선거 이후 우리 사회는 마치 두 개의 진영으로 갈라진 듯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욱 거세지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언론 역시 진영 논리에 따라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누구의 말이 옳은지 혼란스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극단적으로 편향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글을 쓰고, 해석하는 태도가 문제입니다. 거리마다 내걸린 정당의 현수막을 바라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상대를 향한 비난과 조롱, 악의적인 언어들로 가득합니다. 정치적 메시지라기보다 혐오와 분열의 언어에 가깝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청소년들은 과연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전북문인협회 사무실에는 ‘문학의 힘으로 사회를 아름답게’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습니다.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상대를 향해 삿대질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했는가 자문해 봅니다. 한때는 올곧지 못한 사회를 비판하고 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따뜻한 언어와 순화된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부끄러워집니다.
글의 생명은 진실에 있습니다. 억지와 과장이 아니라, 가능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이 담겨야 합니다.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 시절, 권력에 기대어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을 속이는 글을 썼던 일부 작가들이 지금까지도 비난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를 혼탁하게 만드는 가짜뉴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견해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반 잔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반 잔이나 남았다”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물을 술이라고 말하는 것은 진실을 왜곡하는 일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균형 감각과 양심을 지녀야 합니다. 편향과 감정만으로 글을 쓴다면 그는 진정한 작가도, 기자도 될 수 없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의 카이저 황제는 패전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신문 때문에 졌다. 단 한 장의 신문, 데일리메일 때문에….”
영국의 한 신문 사설 「포탄의 비극」은 영국군의 불량 포탄 문제를 지적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에는 매국적 기사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결국 그 보도가 영국을 살렸습니다. 이는 펜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진실을 담은 글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끕니다. 문학은 한 지역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이루어진 정신의 기록입니다.
전북문인협회가 수탁 운영하는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이 신축 공사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게 됐습니다. 2012년 개관 이후 13년 동안 문인들에게는 창작의 희망을, 도민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안겨준 공간입니다. 이 기쁨을 전국의 문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문학관 정원 입구에는 ‘한국문학의 메카, 천년 꽃피다!’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전북은 예로부터 깊은 서정과 사유의 전통을 간직한 문학의 고장이었습니다. 수많은 문인들이 이 땅에서 인간과 삶을 성찰하는 작품을 남기며 한국문학의 중요한 흐름을 이루어 왔습니다. 고전문학의 정수인 「정읍사」와 「상춘별곡」, 남원의 「만복사저포기」, 고창의 「신재효 판소리 다섯 마당」, 그리고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의 숨결 역시 이곳에서 이어져 왔습니다. 또한 한국 시조의 지평을 넓힌 가람 이병기, 맑고 고결한 서정의 시인 신석정, 장대한 서사로 민족의 혼을 일깨운 「혼불」의 작가 최명희에 이르기까지 전북의 문인들은 한국 현대문학의 굵직한 줄기를 형성해 왔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은 이러한 소중한 문학 자산을 보존하고, 그 안에 담긴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후대에 전하는 거점 공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전북문학관은 박제된 과거가 아닌, 현재의 삶과 함께 숨 쉬는 살아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학생 백일장’ ‘시낭송대회’ ‘작가와 함께하는 청소년 문학 산책’을 통해 청소년들의 창의적 잠재력을 키우겠습니다. 또한 문학아카데미를 통해 장르별 글쓰기 워크숍과 필사 교실, 독서 토론회를 상설화하여 누구나 문학을 가까이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소중한 자료들을 디지털 아카이브화하여 전국 어디서든 전북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기능을 아우르는 ‘라키비움(Larchiveum)’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문학의 향기가 머무는 정원, 도민의 삶을 빛나게 하는 문화광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전주에 오시면 꼭 한 번 들러주시기 바랍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은 앞으로도 작가의 목소리가 도민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전주에 오시면 꼭 한번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