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상대성 이론의 빈틈

한국문인협회 로고 남희철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여름호 2026년 6월 75호

조회수23

좋아요0

어둠은 햇볕 속에서 그림자를 그리고
밝음은 어둠 속에서 점을 찍는다

 

밥맛도 모르는 숟가락으로 간을 보고
기역니은도 모르는 안경을 끼고 신문을 본다
레일 위에 갇혀 있는 기차를 타고 세상 어디든 간다 하고 
홀로 서지도 못하는 지팡이에 기대어 인생을 산다
이 세상 어느 곳도 가보지 못한 이정표에게 길을 묻고 
걷지도 못하는 신발을 신고 뛰고 있다

 

기다릴 줄 모르는 시계에게 약속을 배우고
밖에는 한 발짝도 안 나가고 삽질 한번 안 해본 달력에게 
계절을 배우고 농사를 배운다

 

한 번쯤은 천장이 되고픈 마룻바닥을 위해 
물구나무를 서고
오늘은 피곤에 지친 지구를 
힘껏 들어 올려준다

 

바퀴도 없고 말도 없는 포장마차를 타고
밤새 달려 철학 강의를 하러 간다
강의료는 개똥이다

 

나는 지금 할멈에겐 허락도 안 받고
영감을 얻어 시를 쓰고 있다
과학자나 수학자는 출입금지다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