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여름호 2026년 6월 75호
11
0
방석 덮개를 벗기니
도톰한 스펀지에 머리카락 박혀 있다
가늘고 긴, 제 할 일 다한
검은 실오라기
박음질되어 있다
바늘을 꿴 것도 아닌데
혼신 힘으로
스펀지 속으로 대가리를 밀어 넣은
저 머리카락이 지향할 곳은 어디인가
부드러워 더 막막한 벽 앞에서
검은 생애를 가늠해 본다
끝내 이루지 못한 꿈
그 한 조각이 닿아 있는 한 땀 위에
다시 앉아본다
일생 매달려야 했던
한 사람의 가벼운 여정
깊게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