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여름호 2026년 6월 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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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벙그러지고 있다
초록은 넘치며
분홍은 번지며
봄이 벙그러짐을 부추기고 있다
부추기는 것들
능선이 넘쳐 봉우리가 되고
골짜기가 넘쳐 개울이 된다
벙그러짐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벙그러짐 안의 웃음소리 시냇물처럼 흘러가고
오월은 넘쳐 유월이 된다
너와 내가 벙그러짐으로 소매를 걷어 붙이듯이
햇볕이 넘쳐 칠월이 팔월의 종아리를 걷어 올린다
맞은편 회색 건물들
표정 없이 굳어 있지만
거리는 바쁘게 빠르게 흘러가는 것들
넘치는 일상이여
내 무관심의 벙그러짐이여
벙그러지는 산들
그 위에 그의 하오가 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