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효죽(孝竹)을 숭앙(崇仰)하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고재흠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여름호 2026년 6월 75호

조회수1

좋아요0

노령산맥의 한 줄기가 서해로 뻗어내려 변산반도국립공원이 형성되었다. 또한 산·들·바다가 반반으로 접경하고 있어 아름다운 육·해 공원이라 할 수 있다.
부안 변산은 예부터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워 온 지역이다. 변산은 특이한 지명이 많다. 원래 현계산, 선계산, 봉래산, 영주산, 능가산, 변산 등으로 명명되어 왔다.
변산에서 두 번째로 높고 덕성스러운 산으로 불려 온 삼예봉(三藝峯) 줄기, 노적봉(露積峯) 아래 노적마을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자리하고 있다. 노적봉은 부안 변산의 수많은 산봉우리 가운데 완연히 독립된 산이다. 흡사 큰 노적가리 벼들을 쌓아 놓은 듯하다고 하여 붙여진 마을 이름이다.
노적봉은 수호신처럼 마을을 감싸안은 채 의연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예부터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노적마을 좌측에는 거석천(擧石川), 우측에는 청림천(靑林川) 두 냇물이 마을 앞에서 서로 만나 합수하므로 그곳은 큰 소(沼)를 이루며, 여름철에는 수영을 하기에 적합하므로 피서객들이 수영을 즐기기도 한다. 그곳의 명칭을 양수합(兩水合) 또는 ‘양삼’이라 명명한다.
변산은 풍수지리 연구가들의 말에 의하면 산세와 자연 자원의 형태가 특이하여 귀인이 배출될 것이라고 했다. 명산은 인걸(人傑)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듯이 노적마을에서 조선시대 때 과거 급제자가 11명이 배출되었다. 대과에는 문과 2명, 무과 2명, 소과에는 진사 7명 등이다. 일개면(面) 단위 리(里)가 아닌 산간벽지 1개 자연마을에서 11명이나 급제자가 발생한 것은 아주 희귀한 사례라 하겠으며, 마을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노적마을 앞 한가운데 효죽(孝竹)거리가 있다. 예부터 과거에 급제하면 으레 나무로 용을 만들고 그 용에 파란 물감을 칠하여 높은 대나무 장대 끝에 매달아 놓고 과거 급제자들의 영광을 축하하는 풍속이 있었다. 효죽을 세웠던 그 길거리를 ‘효주거리’라 부른다. 본인과 가문의 영광은 물론, 부안군과 한국인의 위상을 높인 쾌거였다.
그 효죽대나무는 크고, 곧고, 높이 잘 자라서 효죽대로 뽑혔으니, 그 대나무 역시 큰 영광을 얻은 셈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니 그 나무장대는 모두 망가지고 옛 선현의 발자취만 남아 있다.
우리 후손들은 힘을 모아 반드시 효죽기념사업을 이룩해야 하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성균관에서는 전북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노적마을이 과거 급제자가 전국에서 최고로 많이 배출된 으뜸마을이라는 인정서(認定書)를 ‘성균관장 김영근(金煐根)’ 명의로 발급하기도 했다. 그 인정서는 고 단위 문장과 명필로 약 1.5m 정도 길이 액자로 제작되었으므로 그런 현판은 아주 귀중한 사례로 사회의 귀감이 되는 현판이다.
그 현판은 성균관 유도회 전북본부사무실·부안 향고, 노적 마을회관·과거 급제자 후손의 가정마다 모두 게첨하고 있으므로, 더욱 자랑스럽고 만인의 추앙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청림 고향의 집과 전주의 집에 게첨하여 오는 손님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요즘 학원이 밀집된 지역이나 도시 학교 주변에는 ‘등용문(登龍門)’이라는 현수막이나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등용문은 잉어가 급류를 타고 중국의 황하강 상류에 올라가서 용이 된다는 전설과, 입신출세에 연결되는 어려운 관문이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에 비유한다고 했다.
바로 고시에 응시하여 그 어려운 관문을 뚫고 합격을 기원한다는 뜻이리라. 옛날 과거시험이나 요즘 각종 고시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시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청림리 노적마을에서 출사한 과거 급제자들의 높은 학덕을 기리기 위하여 ‘효죽’ 기념사업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다. 기념사업장 부지선정과 예산확보 문제로 지연되어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다.
효죽기념사업은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 한 명의 과거 급제자도 없는 마을이 수없이 많은데, 11명의 학자가 등과한 사례는 희귀한 경우라 하겠다. 당시에는 변산 부안 제1의 노적마을이라고 명성이 높았으며, 성균관 유림단체를 비롯하여 일반 사회단체에서도 많은 추앙을 받은 사례인 만큼 반드시 본 사업을 완성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본 사업은 학덕이 높은 위인들의 존경을 표함은 물론, 후손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특히 본 사업에 적정성을 표하며, 시한은 늦었지만 효죽사업에 큰 관심을 표명한 독지가 고영상 교장이 부지 150평을 희사하므로 설계와 측량을 실시하고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편 출향 독지가 능산 김인술 박사는 50여 년 전에 작고하신 부모님 명의와 본인 명의로 금 3봉을 우선적으로 희사했으므로, 본 사업 추진에 활력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 천군만마의 역할을 한 느낌이다. 아주 고맙고 성심에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현재는 국가에서 5개년 연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그 사업에 연계하여 시행토록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효죽기념비와 기념상징물을 수립하여, 젊은이들에게는 교훈적이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 탐방객들에게는 알찬 관광의 기념은 물론, 후세인들에게는 본이 되고, 존경과 추앙받는 대상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다.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