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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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뜨고 고집도 센 내 안의 야생 나귀
한 마리 순한 양으로 길들인 분 있었네
등허리 안장을 얹고 재갈까지 물리시며
밤새 캄캄한 숲 겁 없이 헤매다가
자욱이 먼지 이는 사막도 내달리다
미친 듯 울부짖으며 잠들지 못하던 짐승
그냥 어쩌다가 던져진 게 아니라며
세상에 온 목적 조근조근 일러줘도
좀처럼 눈뜨지 못하던 청맹과니 아둔한 혼
홀연히 그 흑암 속 뻗어온 빛 있었네
새로운 탄생으로 한 생명 다시 빚어
영원의 옷자락으로 두르신 분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