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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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끊어진 필라멘트처럼
방금까지 일렁이던 슬픔이 식어간다.
새벽은 아무도 살지않는 공터
그곳엔 뼈만 남은 침묵이 자란다.
어깨를 부딪쳐도, 발길질을 해도
이 문은 꼼작 않는다.
입안에 고인 협박과 회유를 뱉어내봐도
도어락의 숫자는 불을 밝히지 않는다.
한 칸씩 정성껏 쌓아 올린 성벽이자
건드리면 무너질까 숨죽여 세운 도미노.
아주 작은 흠집 하나에도
문은 빗장을 지르고 대못을 박는다.
정반대로 걷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릴 때마다
문 안쪽의 어둠은 한 뼘씩 자란다.
그곳으로 가려는 발걸음 위로 홀씨 하나가 날아와 멈추게 한다.
작은 솜털 같은 것을 날리며 마음을 굳힌다.
나는 이제 암호를 풀지 않으려 한다.
문턱 밑으로 개미가 지나가고
문틈 사이에 햇살이 먼지처럼 쌓일 때까지
그림자의 끝을 만지며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다.
나는 그저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