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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마로니에 전국 청소년 백일장 금상] 오월

한국문인협회 로고 유민영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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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스며드는 오월의 봄날
색 바랜 간판을 단 은수 사진관
유리창 너머 초점이 나간 듯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반사판 아래 드리우는 그림자
바퀴가 고장 나버린 의자 위에
걸터앉은 아버지가 있다

흰 배경지 앞에 앉는 사람들
아버지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터져 나오는 플래시 불빛
인화지에 사람들의 얼굴이 스민다

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조여 보는 조리개 
나는 오월에 생긴 아이라서
매년 이맘때 초음파처럼 
내 사진을 찍는 거라며
아버지는 사진의 명암을 더 짙게 맞춘다

사진을 찍는 건
흘러가는 순간을 기억하는 일

벌게진 두 눈을 비비면서도
렌즈 속에 비친 내게 눈 맞추곤
옅게 웃어 보이는 아버지
입가의 주름은 늘어가고

내가 짓는 표정마다 찰칵대는 카메라 
아버지는 창고에서 액자를 꺼내
온기 남은 내 사진을 끼워 넣는다

진열창 속 필름처럼 줄지어 내건 
지난 나의 사진들은 빛바래져 가고 
내 앞에는 여전히 아버지가 있다

액자 속 사진들이 채워지는 오월 
은수 사진관의 손때 탄 시간은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
입가에선 햇살 같은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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