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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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시인 영정 앞에서 고인의 시를 낭송했다
첫 낭송자는 시작부터 목이 메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담담하게 낭송을 마친 나는 흰 국화꽃에 둘러싸인 유리 액자
경계가 완강한 저쪽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탱자나무 흰 꽃을 떠올렸다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그 집
낡은 울타리 퇴색된 낮은 지붕
하얀 탱자꽃만 생생하게 또 피고 있을까
무너졌을지도 몰라
그 마당으로 영영 들어가지 못하겠지
이미 지워진 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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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천 다리 아래 팔뚝만한 금빛 잉어들이 튀어 올랐다
손잡고 함께 내려다본 올케가 지난 가을에 떠났다
바람무늬 끝없이 출렁이는 모래사막, 막막함
눈물 흘리는 조문객 곁에 서 있는 내 발밑으로
바람에 쓸려가는 모래들이 사르륵사르륵
나는 그 소리를 좇아갔다
먼 길 떠나는 이 등뒤에서 손 흔드는 동작이 점점 익숙해진다
처방전 없는 안구건조증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