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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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고
가을을 떠나보내고
또 삼동(三冬)을 견디며
벌거벗은 몸으로 피워 올린 꽃
꽃을 피운 건
이끼처럼 살아온 윤회의 시간들이었고
아직 꽃의 축제 시작도 않았는데
바람이 더듬거리자
머리채 풀며 분분이 유산되는
저 하얀 핏덩이들
하늘은 사위(四圍)의 여백을 그리고
가슴에 품고 살았던 사람들
하나 둘 별이 되어 떠나면
손 내밀 수 없는 이별의 언어에
기어이 붓을 들어
눈물을 적는 꽃
그대 다시 만나기 위해
그 꽃은 지고
달빛 산산이 깨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