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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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천지봉 천왕재로 두른 수려한 병풍
은하수 물이 새어 큰개울에 흐르고
옹기종기 초가 위로 연기 오르던
저기가 거기던가 마너물 내 고향
어머니손놓고차마아니뜨는걸음
두무재 모롱이에 발이 걸려서
잘 가거래이
애닯은 그 목소리
오매에도 못 잊어 기어이 찾아오면
아지랭이 가득한 산 아래 무덤
엄마, 내 왔다, 잘 있나
불러도, 목메이게 불러도
매몰찬 솔바람에 애통한 가슴아
옛 마루 안방 마당 사랑채 남새밭
여기도 저기도 엄마 그 모습
보이는 듯 들리는 듯
휘젓는 헛손질에 꿈을 깨고
어머니, 잘 있어요, 나는 가요
잡는 손 뿌리치고 한 걸음에 나오면
두무재 모롱이에 언제나 발은 걸려
눈물 가득 고인 하늘
흐트러진 동네 위로
내리는 전설이 두 볼에 흐른다
하염없이 흐른다
*두무재, 황매산, 천지봉, 천왕재, 큰개울, 마너물: 경남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소재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