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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속에 보이는 것들

한국문인협회 로고 정교현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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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조용하고 잠잠하다, 움직임이나 흔들림이 없이 잔잔하다, 모습이나 마음 따위가 조용하고 평화롭다 등으로 풀이된다. 고요함은 소리나 움직임이 거의 없어 매우 조용하고 평온한 상태라는 뜻으로 환경의 적막함이나 마음의 차분함을 묘사할 때 쓰여진다. 예수가 태어날 때를 상정하여 만든 세계적으로 많이 불리는 캐럴 송에도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하고 ‘고요함’을 묘사하기도 한다.
코로나19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예언했다는 영국의 유명한 어느 예언가는 새해가 되면 매년 인도의 히말라야 산맥에 들어가 새벽 4시경 세상 만물이 잠들어 조용할 때 호흡 조절하고, 마음 비우고, 의식을 확장하여 명상시간을 가지면서 예언을 한다. 국내 모 유명 시인은 작품활동을 함에 있어 사람들이 잠들어 조용한 시간대인 새벽 2∼3시경에 일어나 좋은 명시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이들 모두가 새벽녘 고요함 속에서 영적인 고귀함을 일궈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세상살이 하다 보면, 경쟁대오에 뒤지지 않으려고 남보다 앞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열심히 뛰기보다는 자신이 어느 위치에서 어떤 처신을 해야 마땅한가를 곰곰이 살피면서 고요함 속에서 해답을 찾는 혜안을 지닐 필요가 있다. 사람이 백 년도 안 되는 일평생을 살아가면서 물론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때로 고즈넉한 호숫가에나 산등성 언저리에 조용히 홀로 앉아 사색하면서 살아온 과거를 반추해보고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바람직한지 음미하는 시간을 가짐도 좋을 성싶다. 종교에 심취하는 분들은 기도나 묵언 수행을 하기도 하지만, 일반 범인 누구라도 고요함 속에서 명상시간을 가짐은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데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사람이 왜 사는가 하는 철학적 질문을 해보기도 하고, 어떻게 살아야 값지고 보람되게 사는가 하는 문제에서부터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사생관(死生觀)을 어떻게 간직하고 살아갈지 등에 대해 고요함 속에서 간구해야 될 성싶다. 미래에 우리 앞에 닥쳐오는 엄혹한 새로운 세계는 지난날의 고정관념을 깨우치기에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고, 어쩌면 과거에 상상했던 공상소설이 현실로 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고 진화되면서 인간의 삶의 역할도 엄청 커다란 변화에 직면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날 우리가 살아오면서 상정해 오던 인생관, 가족관, 직장관, 교육관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지식과 관념을 탈피하고 새로운 물결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생존 가능해 보인다.
자식에게 효(孝)라는 개념으로 보살핌을 받던 시대는 옛이야기처럼 들린다. 자손에게는 언제까지나 내리사랑으로 시혜만 있을 뿐 보상은 가벼이 보아야 마음 편하다. 부동산에 올인하고 지갑은 텅 비워 사는 어리석은 생각을 고쳐먹는 것도 빠를수록 좋다. 고요함 속에 몰입되어 마음을 비우고 명상을 하게 되면 보다 지혜로워질 수 있으리라 본다. 노인은 경험치에 의해 젊은이보다 슬기롭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도 허구라는 걸 금세 알게 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스마트폰 기술 역량에 앞서가는 젊은 자녀들이 부모들의 스승 같음을 깨달았어야 한다. 신문명의 도래에 적응코자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하여는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고요함 속에서 눈을 지긋이 감고 무엇이 중요한 일인가를 생각해 보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1 덕목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자기가 건강한 가운데 가족이나 친지의 울타리를 벗삼아 서로 의지하고 공존공영하며 공동체로 행복을 추구하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나깨나 자신의 신체 안위를 살피고 심적으로도 안정감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기 신체에 고맙다는 표현을 아끼지 말고, 잠들기 전에도 좋은 생각과 음악을 듣도록 하여 숙면을 하도록 자기 최면을 하는 것도 매우 소중한 일이다.
부모님께서 낳아주신 신체를 부단히 단련하고 대지의 좋은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섭생도 원만히 추슬러서 맑은 정신과 굳건한 신체로 가다듬어, 하늘이 내려주신 천수(天壽)까지 화평하게 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고요함을 마음속에 새김질하며 의연히 안심숙면(安心熟眠)하는 생을 갈구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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