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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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조차 걸음을 멈추고
물그림자에 얼굴을 비추는 곳
하청의 바다는
세상의 소란을 지우고 쓴
가장 고요한 문장이다
칠천도 등 굽은 섬들이
어깨를 맞대고 울타리가 되어준 곳
하청의 바다는 파도 소리를 아껴
윤슬의 언어로만 이야기한다
댓잎 부딪치는 서늘한 바람이
맹족죽 숲을 지나 수면 위에 내려
앉으면 바다는 제 가슴속에 푸른
대나무숲 하나를 더 키우고 있다
거칠게 몰아치는 법 없는
이 순한 물결 위로 나룻배 한 척
시름 한 조각 띄워 보내면
바다는 묵묵히 받아내어
가장 깊은 곳으로 침잠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