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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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제를 뿌려 닦는다
돋보기를 찾아 걸친다
복숭앗빛 얼굴, 어깨를 넘실거리던 머리채는
그 속에서 익사한 지 오래
주름 잡힌 물결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은도끼같이 떠오르고
훑고 지나가는 바람의 가닥
예배 갈 때 쳐다본다
빗질한 누군가가 보인다
약속에 나갈 때 바라다본다
분칠한 누군가가 보인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허무를 폭로하고
정직하다고 외치지만
거울 속의 누군가는 내가 아니다
나는 거울 속에 있지 않다
언제나 거울 밖에 있으며
오히려 반대편에 있으며
거울 뒤에 있다
그런데 거울을 본다
머리를 밀어 들여다본다
거울 속으로 손을 넣어 저어 본다
거기에서
나를 찾으려는 듯이
거기에
내가 있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