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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진중(하남)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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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만나 아버지가 되었고
자라는 모습을 보며 행복에 겨워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막아주고 비 오는 날엔 우산이 되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그늘이 되어주겠다고
스스로 다짐한 약속 지키지도 못한 채 세월만 흘렀다

 

푸르던 젊은 날
내가 그리던 꿈도 욕망도 이상을 향한 열정도
이래저래 허둥대다 가슴에 묻고 살아온 세월
그 얼마이던가

 

아들아, 딸들아
아버지의 머리 위에
힘없이 나부끼는 하얀 세월을 보았느냐,
패기 잃은 아버지의 연약한 모습이 보이더냐,



송곳처럼 뾰족하던 성깔 무딜 대로 무디어진 모습으로 
붉게 타는 저녁놀 앞에서 지는 해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는지,
아직도 남은 무언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아버지란 이름으로 살아온 지난날들
길목마다 꼬불꼬불, 울퉁불퉁 자갈밭 가시밭길이었고 
비탈진 언덕길이었지만 어느 한순간도 빗겨 갈 수 없었던 
삶의 흔적들이 아물지 않은 상처인 듯 가슴에 옹이로 남아 
아팠던 기억들을 지울 수가 없구나

 

나는 아버지다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목울대 밑으로 꼴깍 삼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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