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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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를 내려놓고 굽이든 산길에 든다
비선대 지나 눈 쌓인 오르막길
접어든 숨이 가파르다
그 길 끝머리에 벼랑을 붙잡고
아슬하게 서 있는 철계단
계단은 모두 절벽을 품고 있다
내 안의 수많은 절벽을 한 계단씩 넘어야
다다를 수 있는 금강굴
바위틈에 터 잡고 풍상으로 몸을 세운
소나무 고요한데
송골매 한 마리가 적막을 길게 긋는다
말이 지워지고
오르려는 마음도 발 아래 내려놓으며
두 발로 걷던 산 아래 일이 아득해질 무렵
절벽이 사라진다
동굴 바위벽에서 맑게 돋는 석간수 지나
암자 문을 열고 방석에 폭 엎디니 숨이 잦아든다
몸을 동글게 말고 훔켜쥐던 손을 스르르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