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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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겨울이 오면 드러나는 앙상한 뼈
위태로운 돌담을 지키려는
남은 몇 개의 돌들이 검은 흙을 움켜쥐고
위태로운 생을 떠받치고 있는 언덕배기
숭숭 비어서 캄캄한 구멍의 치부마다
노오란 꽃술을 겹겹이 밀어넣으며
언제나 마지막인 듯
남은 목숨의 한숨 같은 통증을 물고
어둠의 배후를 환하게 닦고 있는 꽃, 개나리
구멍을 빠져나가 실족한 꿈들
그 뼈의 잔해들이 흩어진 곳을 긁으며
변방의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어둡고 아픈 상처에 쏟아 놓은
고흐의 노란 물감
압생트에 취한 듯 환해지는 아픔
그 현기증 같은 눈부심을 부려 놓고
다시 봄, 봄이
빛의 병풍처럼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