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1
0
사삭사각 사각이는 밤의 소리를 듣는다
비를 걸치고 비에 묶여 끈끈한 너의 향기에 취한다 단상의 시간, 인용과 형식이 나를 지운다 허밍으로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너의 하얀 손끝을 스쳐간
나뭇잎 한 장 주워들고
가로등 없는 거리를 방황해 볼까
새의 날개를 빌려 기차를 쫓아가 볼까
밤의 냄새가 몸부림으로 다가올 때 너와 나 사이엔 또 다른 비가, 하얀 미소로 얼어붙고 돌 같은 그리움이 솜처럼 굳어가고 구름비로 너를 읽으며 낙타의 슬픈 눈망울을 어둠에 그려본다
눈망울 속으로 내리는 모래비, 안녕의 계절은 밤의 구멍 속으로 굳어 가고, 비는 정적의 시간을 품어주고, 명상적이지 않은 공간에 노래는 없고,
창밖엔 한 점 문양인 듯, 낙타의 슬픈 눈망울, 어른거리는 그림자 속으로 모래비는 내리고 나는 돌이 된다 창백한 돌이 된다 나의 이마를 스치고 지나가는 ‘비’ 그리고 ‘비’
정적을 품어주는 너와 나의 밤 이야기, 연기인 듯 몸부림치는, 비를 읽는 밤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