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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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숲을 만들지 않았다
그저 숲으로 가는 길목에
꽃잎 몇 장 뿌려놓았을 뿐
나는 그것이
길 잃은 자를 위한 배려인 줄 알고
발을 내딛는 순간
꽃잎이 움찔했다
그때 이미
내 발목은 보이지 않는 올무에 감겨 있었다
계획된 우연과
치밀하게 배치된 침묵
촘촘히 짜인 그물망 안에
더 깊고 단단하게 결박되었다
숲은 사방이 문이었지만
어디에도 내가 빠져나갈 문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