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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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겨우, 살아가요
참나무, 물오리나무, 벚나무, 팽나무에 빌붙어
주목처럼 주목받지 못해도
산 중에서 뭉치고 뭉쳐서 악착같은 더부살이로
그나마 푸르르게 겨울을 나지요
곁에 있는 걸 감고 올라간 후
가차 없이 제 뿌릴 잘라버리는 새삼
가루받이할 때 부들부들 떠는 부들
뿌리 없이 공중에서 살아가는 에어플랜트
지금이란 게, 이런 고군분투의 결국이잖아요
세상은 캥거루족이라는 말로 모든 걸 씌워 버리지요
거두고 싶어지는 짠한 이름 뭐 그런 것 가져가시고
그냥 제 속도대로, 방식대로 갈게요
적막하게, 당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