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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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공장 차가운 바닥
철판 위에
사과나무 한 그루 자란다
핏빛으로 빠알간 사과에는
노동자들의 땀이 줄줄 흐르고
끊어진 손가락과 발등과
허리뼈들이 매달려 있다
가끔 인육이 썩은 냄새도
비릿하게 풍긴다
그래도 사과라
그 풍기는 향기에
용접불도 꽃으로 피어나고
금속들이 부딪치는 악청도
음악으로 들려온다
그 나무가 비바람 맞아
좌우로 흔들릴 때면
노동자들은 피땀 속에 빠져들어
자기의 끊어진 손가락과
발등과 허리뼈를 붙잡고
살려달라 소리 지른다
하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고
열매와 키 높이에만
여념 없는 보이지 않는 나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