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5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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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부]
1. 강남이란 의미-공간을 넘어 시대정신이 되다
서울 강남구(江南區)는 서울특별시의 남동부, 한강 이남에 위치한 상업·문화 중심지로 언제부턴가 ‘강남’이라는 말 자체가 곧 한국의 현대성과 소비 문화, 교육열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다.
1970년대 이후 정부 주도의 개발 정책으로 급성장한 서울 25개 자치구 중 하나로 압구정, 청담, 대치, 삼성, 도곡, 역삼동 등 14개 동(법정동은 22개 동)에 55만 명의 인구가 있다. 특히 코엑스(COEX)가 있어서인지 대기업 본사와 IT·벤처기업 등이 밀집되어 있고, 교육 1번지란 말처럼 유명한 대치동 학원가, 명문 중·고교 밀집 지역으로 강남 8학군이라는 말이 생긴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문화와 상징성도 높은 곳인데 고급 브랜드 거리인 압구정·청담동이 있어서 한류 문화와 연결된 공간이고.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으로도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한강과 가까워 조망권·생활 인프라가 우수하고, 지하철 2·3·7·9호선과 수인분당선이 통과하고, 강남역은 서울 최대 유동인구 지역 중 하나로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노선이 다양하다. 이러니 강남구는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 한국 사회의 욕망·성공·교육·소비가 교차하는 상징적 공간이 되고 있다.
해서 서울 강남은 “대한민국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보여주는 장소이자, 앞으로 어디로 가려 하는지를 묻는 질문”이 되며, 성공의 신화이면서 동시에 불평등의 상징이고, 세계적 도시 서울의 얼굴이면서 동시에 한국적 경쟁 사회의 초상이다. 그만큼 강남은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지리적 명칭을 넘어선 기호(記號)가 되고 있다.
2. 강남문인협회 창립과 성장 도시 한복판에 세운 문학의 등불
1) 풍요한 경제적 사회적 인프라의 뒷면에 조금은 아쉬운 문화가 있다. 아직 예총도 없고, 문화회관도 없다. 다행히 1996년 5월 27일 당시 권문용 구청장의 협조로 강남구청 회의실에서 강남문인협회가 창립되었다. 윤병로 교수의 사회로 열린 창립총회에서 문학평론가 이유식 교수가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고, 7개 분과회장, 15명의 이사, 정회원 78명, 준회원 26명 등 119명으로 문인협회가 출발했다. 한국 문단을 움직이는 문덕수 김규동 홍윤숙 시인과 김준성 최일남 소설가, 윤병로 이명재 서익환 평론가 등이 속한 협회는 권용태 시인을 수석부회장으로, 최병탁 소설가를 상임이사로, 최원현 수필가를 사무국장으로, 백우선 배경숙 이수영 시인을 간사로 호기롭게 출발했다. 그리고 12월 17일 『강남문학』 창간호를 내고 강남구민회관에서 첫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강남문인협회는 인적 자원이 너무 넘치는 곳이다. 대한민국 문단을 움직이는 많은 분들이 강남에 산다. 해서 오히려 협회의 결속력은 약화되었다. 그들 모두를 어떤 직함으로도 다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유현종 권용태 서익환 박영애 김영탁 이명재 최원현 김대현 진길자 박남권 권갑하 김무웅 회장이 15대로 이어지며 올 2026년은 특히 창립 30주년이 되는 해로 거기에 맞는 여러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2) 강남문인협회는 창립 초기에는 사무실을 확보하지 못하다가 2대 유현종 회장 때인 1998년 5월 27일 논현동 백향빌딩 2층 1호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강남문화원장인 제4대 회장 권용태 시인의 도움으로 2003년 4월 19일 역삼동 강남문화원 3층으로 사무실을 옮겼으나 여러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7대 회장 박영애 소설가의 도움으로 2008년 12월 28일 테헤란로의 강남문화원 4층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문화원이 논현동으로 신축·이전함에 따라 현재는 논현동 강남문화원 1층에서 어려운 살림을 살고 있다. 예총회관이나 문화회관이 있어 문인협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다른 협회를 보면 많은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3)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창립 초기부터 『강남문학』을 31호까지 발간하고, 강남문학축제를 이어오고 있으며, 시낭송의 밤, 작가 사인회, 문학기행, 문학 세미나, 강남이야기 공모전, 북 페스티벌, 양재천 글판 설치(2015년 4월 4일 1차 후 계절별로 공모 선발 게재), 작가와의 동행, 찾아가는 문학강연, 소식지 발간(2014년 7월 1일 뉴스레터 제1호 발간), 회원 출판기념회 등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으며, 1998년부터는 서울문예상(2019년 1월부터 서울강남문학상)을 신설(제1회 수상자 대상 하지찬, 우수상 백우선, 최원현) 현재 28회까지 시행하고 있다.
4) 2018년 6월에는 전국적으로 강남이야기를 공모하여 『강남이야기』를 출간하였으며, 2014년 5월 1일 한국문인협회 강남지부(지부회장 최원현)로 출범(회장 인준 4. 27./ 지부 인준 7. 10.) 강남문인협회와 중앙문단의 지부 체제로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간 본회 출신 문효치 전 수석부회장이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장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이유식 초대 회장이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김호운 소설가가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권갑하·최원현 전 회장이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김대현 전 회장이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회장을 맡고 있는 등 한국 문단의 큰일들을 강남문인협회 회원들이 감당하고 있다.
3. 30년의 뿌리, 미래를 여는 비전-사람·시대·세계로
1) AI시대의 문학 인간을 중심에 두다
오늘 우리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고 있다. OpenAI가 개발한 ChatGPT를 비롯한 다양한 AI는 시와 소설, 수필을 빠르게 만들어 낸다. 그러나 문장이 곧 문학은 아니다. 데이터는 조합될 수 있으나, 삶의 체험과 윤리적 선택, 시간의 고통과 기쁨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강남문인협회는 이런 변화를 위기가 아니라 질문의 계기로 삼고, 기술을 배척하지 않으면서 주인이 되게는 하지 않는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창작의 주체는 인간임을 분명히 하면서 디지털 아카이빙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강남문학』의 지평을 확장한다. AI 문학윤리 세미나, 창작 워크숍 등을 통해 시대 담론을 선도할 것이며, ‘기계가 문장을 만드는 시대에, 인간 문학은 무엇을 할 것인가’ 같은 질문을 중심에 두면서 강남문인협회는 속도의 시대에 깊이를 세우는 공동체가 되고자 한다.
2) 강남문인협회는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 맞춰 비전의 4가지 방향 축을 갖고자 한다
첫째, 문턱을 낮추는 문학의 대중화다. 전문 문인 중심을 넘어 시민·청소년·다문화 가정까지 아우르는 열린 문학 공동체로 확장한다면 강남의 높은 교육열과 문화 인프라를 문학 저변 확대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30년의 유산을 잇는 세대 간 연결을 확보한다. 원로 문인의 문학적 자산과 신진 작가의 감각을 연결하는 멘토링·아카이빙 프로그램을 통해 협회의 역사를 살아 있는 유산으로 만들고자 한다.
셋째, 강남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지역 정체성을 살린다. 급속한 도시화 속에서도 강남만의 역사·풍경·사람을 문학으로 기록하고, 지역 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해 간다.
넷째,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문학 교류의 첨병이 된다. 한류 문화와 결합하여 해외 문인·단체와의 교류를 넓히고, K-문학의 거점 역할을 지향한다. 속도와 효율의 시대에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문학 공동체로 사람을 잇고, 시대를 담고, 미래를 여는 강남문인협회로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
4. 시대를 건너 또 다른 얼굴로
강남문인협회는 원로 문인의 깊이, 중견 작가의 균형, 청년 작가의 실험정신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30년의 뿌리를 딛고 다음 세대의 숲을 가꾸는 일을 미래로 한다.
강남이 욕망의 도시라면 강남문인협회는 그 욕망을 성찰하는 거울이요, 강남이 성장의 신화라면 협회는 그 이면을 기록하는 목소리다. 문학은 화려함으로가 아니라 질문으로 오래 간다. ‘우리는 왜 쓰는가?’ 이 질문을 놓지 않고 강남문인협회는 시대를 건너 또 다른 얼굴로 살아갈 것이다. 사람을 잇고, 시대를 담고, 미래를 여는 문학 공동체로 그렇게 강남문인협회가 한국 문단의 선두에 서고자 한다.
[회원 작품]
시_ 권용태 「이별 연습」 이성이 「벚꽃나무 아래」
시조_ 진길자 「빗줄기는 타악기」
수필_ 음춘야 「꽃 지고 꽃 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