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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름과 숨

한국문인협회 로고 고영균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4월 6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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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그래, 나다. 별일 없니?”

 

볼멘소리로 대답한다.
“네, 왜요? 바빠요”
“알았다, 일해라”

 

초저녁의 통화는 
밤을 건너
새벽에야
119를 불렀다.

 

그 이후
주인 잃은 핸드폰은 
계속 울린다.

 

아침보다 먼저 
창문에 닿은 빛이
방 안의 먼지를 일으킨다.

 

어제의 말들은
아직 바닥에 남아
정리되지 않은 채
발밑에서 기척만 남긴다.

 

가까이서
말보다 먼저 닿는 것이 
숨이듯
나는 한 번 더 숨을 고른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은 채 
지금의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일.

 

하루는
그 숨의 뒤편에서 
천천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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