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4월 686호
10
0
꽁꽁 얼어버린 땅바닥에
가부좌 틀고 부르짖고 있었다
빛바랜 도시 풍경 너머
불 꺼진 거리 끝에 서 있는매화
둥치
긴 겨울의 모퉁이를 돌아
초록빛이 내리면
얼어붙은 빗장을 풀어헤치고
마른 가지에 분홍빛 등불이
묵향처럼 진한 향기로 피어난다
겨울의 끝자락 잔설 위에
생채기 난 상처의 아픔을 묻고
아무리 추운 계절의 고통에도
향기를 거두지 않는 군자의
일생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