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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현자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진수(서울)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4월 6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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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짓다 만 추모비 앞에 ‘가’, ‘나’, ‘다’가 있다. ‘나’는 스마트폰에 열중하느라 바쁘다.

 

다         (추모비를 둘러보며) 이게 다 뭐죠?
가         추모비를 지을 거야. 여긴 그 모형이고.
다         추모비를요? 이 정도로 대충?
가         그냥 구색 맞추기지. 실제로 지어지기나 하겠어?
다         아… (미처 몰랐다는 듯) 여기 일대를 얼추 표현했네. (대충 지어져 오히려 추상적인 모형을 보며) 여기가 우면산이고 여기가 서이초고 그럼 여기가 강남역 일대인 거죠? 근데 이렇게 엉성하게 만들면 누가 알기나 할까요?
가         (시간을 확인하며) 지자체는 알겠지. 곧 있으면 여기 싹 다 갈아엎을 재개발 대책을 들고 올 거야.
다         (골똘히 모형들을 보며) 그런데 뭘 추모하려는 건데요? 서초동에 추모할 일이 있었나? 혹시 20년 전에 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나         아니…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서초동에서 물난리 난 거 그새 잊었어? 설마 산사태도?
가         요즘 가장 핫한 이슈가 이상기후잖아! 서초동도 예외가 아니지. 우면산 산사태, 강남역 침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일은 그 이후로 한 번도 없었지.
다         음, 그러고 보니 요즘은 여기저기서 추모 사업을 많이 하긴 하더라고요. 여기도 뭔가 할 만하죠. 그런데 (가장 높은 모형에 다가가며) 이건 또 뭐예요?
가         그게 말이지… 서초동의 대표적인 상징인 ‘서초동 현자’라는 조형물이래.
다         서초동 현자라고? 들어본 적도 없는데… 이름부터가 좀 이상한데요? 현자가 뭐예요?
가         (한심하다는 듯) 서초동 현자를 몰라? 가뜩이나 젊은 사람이 관심이 너무 없군. (잠시 멈추며) 사실 나도 잘 몰라. 인터넷에서 아주 유명한 밈이라더라.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던데?
다         밈…?
나         (스마트폰을 보며 무심하게) 서초동 현자, 정말 몰라요?
다         뭐, 유명한 철학자라도 되나요?
가         아니면 환경운동가?

 

‘나’, 모형 위에 올라가 ‘가’와 ‘다’, 그리고 객석을 넌지시 본다.

 

나         2022년 8월 8일, 서초구 한복판에서 한 남자가 침수된 제네시스 차 위에 떡하니 올라앉아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었죠.
가         그래서? 그게 왜 화제가 됐는데요?
나         (못 들은 체하며) 여기 서이초 앞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가         최근에 난리 난 그 초등학교?
나         그 남자는 차 지붕 위에 앉아, 물이 차오르는데도 젖은 정장 차림 그대로 담담히 스마트폰만 보고 있었어요. 그는 그 상황을 SNS로 전했고, 그 장면은 곧 사진 한 장의 밈으로 퍼져 온 인터넷을 달궜죠. 사람들은 그를 ‘서초동 현자’라고 불렀습니다.

 

정적이 오가는 사이, ‘나’는 모형에서 내려온다.

 

가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다         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차 위로 올라간 거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까지 열광하는 걸까요?

 

‘다’, 모형 위에 올라간다. 빗소리(E)가 점차 들린다.

 

다         (모형 위에 올라가며) 여기 올라와서 보니, 왜 사람들이 그 사진? 짤? 밈에 열광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숨을 깊게 쉬며 눈을 감는다) 뭔가 철학적이야. 빗발치는 폭우, 눈앞에 매섭게 몰아치는 홍수에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기분이랄까?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 차분함…, 마치 세상 모든 혼돈을 잊고 잠시 명상에 잠긴 듯한 기분이 들어요. 아, 그래서 ‘현자’라 불렸군요.

 

‘가’도 모형 위에 올라간다. ‘가’가 올라가자, 빗소리(E)가 그친다.

 

가         음, 나는 전혀 모르겠는데? 그보다 너가 철학을 알아?
다         귀를 잘 기울여보세요. (점차 빗소리가 들린다) 차차 느낌이 와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잖아요? 그냥 물살에 몸을 맡기고, 그저 주어진 흐름 따라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걸지도 모르죠. (마치 물살에 몸을 맡기듯) 이렇게 가만히… 눈을 감고….
가         (빗소리가 더 거세진다. ‘가’도 얼떨결에 ‘다’를 따라 눈을 감으며 당시 상황을 느껴보려고 한다) 맞아, 어차피 뭘 해도 바뀌는 건 없으니까, 물이 차오르든 말든, 그냥 가만히 스마트폰이나 보면서 언젠가는 해결될 거라는 생각, 요즘 세대의 현자인가 싶기도 해. (문득 눈을 뜨더니) 근데 자네처럼 부모 덕에- 강남에 아파트 집 한 채 꿰찬 무직자가 할 말은 아닌 듯한데?
다         (태연하게 꿈꾸듯)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이 어렵지만, 차 한 대 정도는 살 수 있으니까, 차 위에 앉아 스마트폰 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겠죠. 게다가 홍수 한가운데서 벌어진 극적인 일이니까, 반응이 더 클 수밖에 없죠!

 

‘라’, 등장하자 빗소리(E)는 멈춘다.

 

라         (대뜸) 나대지 말아라, 그럼 현자가 되리니? 뭐 그런 뜻인가?
나         어? 오셨어요?

 

‘가’는 명상에서 깨 ‘라’를 바라보지만, ‘다’는 여전히 명상에 잠겨 있다.

 

가         (모형에서 내려와) 누구야?
나         이분은 이 일대 소형빌라 주민대표예요.
라         (비꼬듯이) 고급 승용차 위에서 기다려라? 그럼, 모든 게 해결되리라? 뭔 오렌지스러운 발상이 다 있어? 아니다, 야타족이네. 서초동에서 고급 승용차 모는 남자는 홍수 따위는 대수다?
나         (점잖게) 선생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오렌지니 야타니 그런 거 몰라요. 그저 수저로 얘기한다고요. 금은흙! 그리고 강남에서 제네시스는 고급차 아니라, 그냥 마트 장보기 용도죠.
라         (냉소적으로) 커뮤니티나 SNS를 하는 젊은이들 수준이 다 그렇지. 수준이 아주 저질이야. 그걸 또 생각 없이 보도하는 매스컴도 문제 아니야? 아니, 차 위에 앉아 있다고 현자라니,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그럼 세월호 생존자는 ‘세월호 현자’냐? 이태원 참사 생존자는 ‘이태원 현자’냐고? 물 차서 차 위로 올라간 사람을 온 세상 사람들이 현자라고 부르는 것부터 아주 괴상해! 그걸 칭찬 일색으로 보도하는 매스컴도 제정신이 아닌 거지. (폭발하듯) 도대체 무슨 논리로 현자가 되는 거지?
다         젊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쓰는 ‘현자’는 성인군자를 뜻하는 그런 ‘현자’가 아니에요. 연애를 못하는 사람을 비꼬아 ‘현자’라고 부르기도 하죠. (사람들이 이해 못 하는 반응이자 적극적으로) 왜 삼십이 넘도록 연애 못해 본 사람들 있잖아요. 그들을 ‘현자’라고 한다고요.
가         자네 결혼했었나? 아직 미혼이지?
다         어디 그뿐이에요? 공허한 감정을 일러 ‘현자타임’이라 하기도 하고…. 요즘 세대에게 ‘현자’는 허무한 존재를 일컫는다고요.
가         (의아한 듯) 공허하고 허무한 현자라니? 참, 왜 요즘 애들은 정신머리 없게 현자라는 단어를 아무 데나 갖다 쓸까?
다         어쩌면… 허무하고 공허한 것들에 이끌리는 게… 요즘 SNS 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일 수도 있죠.
나         난 현자라면 최소한, 이 세상을 바꿀 위인 정도로 생각했는데.
라         (추모비를 바라보며) 별 볼 일 없는 것에 현자라고 이름 붙이고 열광하는 세상이라니, 쯧쯧쯧.
다         그만큼 현자라는 개념이 별것 아닌 게 되어 버린 거죠. 아니면 지금 세상에서 현명하게 사는 건 어리석다는 의미일지도?
라         (꽤나 유식하게) 이 시대는 말이야. 복잡할 게 생각할 거 없이 가만히 있어야 현자가 되는 세상인 거야. 그리고 그 세태가 비로소 만천하에 드러난 거지. (모형을 가리키며) 바로 여기 서초동에서!

 

짧은 사이. ‘라’가 다소 지나치게 진지해서- 불편한 기색을 미묘하게 드러내는 ‘가’, ‘나’

 

가         (어색하게 웃으며) 홍수 속에서 뭐 해보겠다고, 거센 물살에 괜히 헤엄치다 하수구로 빨려 들어갈 위험도 있고, 혹시라도 감전되면 어쩌겠어? 차라리 차 위에 가만히 앉아서 스마트폰이나 하는 게 안전했던 거지.
나         오히려 세상에 문제가 많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답일 수도 있죠.
가         각박한 세상사∼ 삭막한 세상사∼ 나대다가 큰코다친다 뭐 그런 거겠지?
나         비가 오든, 산사태가 나든, 매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든, 우리는 그냥 차분하게 기다리면 돼요. 너무 발버둥 치지 말고. 차에서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죠.

 

‘나’ 문득,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가         어차피 침수된 차는 보험 처리될 테니, 걱정할 것도 없고. 그냥 차에서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리면 되는 게 요즘 시대 현자인 거지.
나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중요한 건 과거의 재해가 아니라, 지금 이 재해를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가! 이게 관건이죠. 이 재해는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어요. (‘다’에게) 어서 내려와. 지자체 관계자가 여기 앞에 다 왔대.
다         잠시만요… 뭔가 깨달음이 오고 있어요.

 

‘가’, ‘나’, ‘라’는 ‘다’를 괴상하게 바라본다.

 

라         서초동 현자 추모비라니. 아주 리얼해. 리얼.

 

‘가’와 ‘나’가 있는 자리의 반대편에 자리 잡은 ‘라’. ‘다’는 아직도 모형 위에서 마치 서초동 현자인 듯 명상 중이다. ‘지자체’ 입장. ‘지자체’에게 부분 조명이 집중된다.

 

지자체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오며) 자, 서초 주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정말 중요한 얘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오늘 서초 주민 여러분들이 꼭 듣고 싶어할 소식을 가져왔죠. (객석의 사람들을 보며) 왜 다들, 이렇게 시큰둥하시죠? 이거 정말 큰 기회라고요!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여러분의 주거지를 재개발해 주겠다니? 웬 황금이 거저 집 앞으로 굴러온 격 아닙니까? 엥? 아무 반응이 없으시네요? (관객 한 명에게) 많이 지루하신 거 같은데요?
다         (모형 위에서) 황금이 집 앞으로 굴러온다고요?

 

‘지자체’는 ‘다’의 말을 애써 무시한다. 지자체는 무대에 널브러진 모형들에 딱지를 붙인다.

 

지자체   (딱지 붙은 모형들을 가리키며) 보세요, 여러분의 집값이 그냥 앉아서 오를 수 있다니, 이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입니까? 이 삭막한 경쟁 사회에서 가만히 앉아 수십억을 벌 수 있는데? 불로소득이라는 기적에 관심이 없으신지요? 학벌보다 가치 있고, 노동보다 수익 있으며, 평생직장보다 책임 있는 불로소득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라         (구석에서 조용히) 불로소득이라는 단어를 너무 가볍게 쓰는군. 아주 가관이야 가관. (비꼬듯) 정말 중요한 얘기라면서 왜 이제서야 전해지는 걸까. 응? 왜 몇몇 주민들만 이 간담회에 초대받은 거냐고!
가         (무대 뒤편에서) 자네, 대체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여기 있는 서초 주민들이랑 얘기해!

 

짧은 사이. ‘지자체’는 앞에 객석과 뒤에 앉아 있는 ‘가’, ‘나’, ‘다’, ‘라’ 사이에서 두리번거린다.

 

지자체   아, (그제야 깨달은 듯 객석을 보며) 여기 계신 선생님들은 서초 주민이 아니신가요? 하긴, 서초 주민도 아닌데, 서초 이야기가 재미있을 리가 없겠죠. 연극이 많이 지루하겠다. 그쵸? (한숨 쉬며) 그래도 조금만 끈기를 가져보세요. (작게) 곧 끝나요.

 

‘지자체’, 태세 전환을 한다. 마치 서초구의 흉을 객석의 사람들에게 몰래 얘기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지자체   그거 아세요? 서초는 ‘상서로울 서(瑞)’에 ‘풀 초(草)’를 써서 상서로운 풀이라는 뜻을 의미한데요. 순우리말로는 서리풀이라고도 하죠. 근데 이 지역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서리풀이라니? 서초에 서의 산과 들, 풀이 정말 상서로울까요? 제가 볼 때, 여기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혀 상서롭지 않아요. (얼버무리듯) 오히려 더 상스러우면 모를까.

 

‘지자체’, 무대 중앙에 놓인 조형물에 다가간다.

 

지자체   (떨떠름하게) 이게 서초동 현자를 조형물로 재현한 거죠? 저기요 선생님?
다         말 걸지 마세요! 조금 있으면 ‘서초동 현자’의 기분을 진짜 알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있으면… 아 (뭔가를 깨우친 듯) 상서롭다… 상스럽다… 그런 건 우리가 보는 시선에서만 만들어진 허상일 뿐이죠.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것은 다 허상이야. 아, 역시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나름이야.
지자체   (무안한 표정으로 객석을 향해) 보셨나요 여러분? 이게 그 유명한 서초동 현자 밈이랍니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해요.

 

‘지자체’, ‘다’가 앉아 있는 모형에 ‘재개발’이라고 쓰여 있는 딱지를 붙인다.

 

다         (가까이 다가온 지자체에게 대뜸) 사람들이 홍수에 빠진 현자를 왜 추앙하는지 아세요?
지자체   글쎄요?
다         그가 아주 상서로운 서초동의 주민이기 때문인 거죠. 후광 효과라고 아시나?
지자체   (애써 무시하며 객석을 향해) ‘서초동 현자’ 밈이라는 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하는 SNS나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난리가 될 일이었을까요? 또 매스컴에서 특집으로 다루어서 줄기차게 보도될 일이었나 싶기도 하고…. (의아한 듯 어깨를 들썩이며) 뭐… 서초가 이런 곳이에요.

 

지자체, 서초동 현자 모형에 ‘재개발’이라고 쓰인 딱지에 마커로 엑스 표시를 하며 ‘철거’라고 적는다.

 

지자체   서초동 일대에서 일어났던 우면산 산사태, 강남역 물난리는 들어보셨죠? 여기서 산과 물에 휩쓸려 자연재해로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주민이 많기에, 저희도 정말 힘듭니다. 속상해요. (슬픈 표정으로 관객을 빤히 보며) 이 불행한 일들이 (모형을 가리키며) 여기 서초동에서 전부 일어났습니다. 이곳은 참으로 불행한 동네예요. (눈물을 훔치며) 자연재해의 슬픈 역사를 가진 이곳에서…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지자체는 이 아파트 일대를 전부 재개발하려고 합니다.

 

‘라’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난다.

 

라         이 논의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여러분의 주거지를 재개발해 주겠다니? 참으로 대단한 광경이네요.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군요. (처음으로 객석을 보며) 여기 이 재건축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요? 단지 지자체의 정치적 야욕과 서초 주민들의 불로소득을 좇는 것일 뿐이라면, 이 동네가, 이 사회가 더 이상 부자들의 놀이터로 변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요? 이게 다 우리 세금이라고요.
나         (라를 바라보며) 당신은 뭔데? 의무를 들먹이며 괜한 선동질이야?
라         이 아파트 일대의 소형빌라 주민으로서 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몸소 찾아왔습니다. 여기서의 논의는 아파트 주민들만의 문제도, 또 여기 서초 주민들만의 문제도 아니죠. 적확히 우리 사회 전체가 고려해야 할 문제이기에 찾아왔습니다. 재건축, 리모델링, 재개발… 모든 것이 단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그 끝에 무엇이 남을까요?
가         (‘라’를 바라보며) 우리가 뭐 거저 재개발하는 줄 알아? 기부채납 그 비싼 걸 우리가 공익을 위해 채납한다고. (딱지를 기부채납 모형에 붙이며) 여기 땅이 얼마짜리인데, 기부채납 부지를 돈으로 환산해 봐, 다른 동네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액수라고! 그 덕에 서초구는 노른자 땅에 복지시설 짓게 되니, 우리가 개인의 이익만을 좇는 것은 절대 아니지.
라         (미소를 지으며)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고민과 대화입니다. 이 회의가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무대의 분위기는 잠시 긴장감이 감돌지만, 각 인물들의 표정에는 ‘라’의 말에 대한 미묘한 동요가 나타난다.

 

가         (지자체 뒤에서) 자네, 거기 보고 얘기하지 말고 이리 와서 얘기해!
지자체   (그제야 ‘가’와 ‘나’에게로 가며) 아이고 죄송합니다. 반갑습니다. (명함을 건네며) 지자체를 대변해 나왔습니다.
나         (명함을 받으며) 꼭 너희 지자체들은 정작 주민 보고 일 안 하더라. 허공 보고 뭔 말한 건데?
지자체   곧 있을 대선을 의식해, 서초 외의 주민들에게도 저희의 입장을 설득하고 있었지요.
가         뭐라고? 서초 외의 주민에게도 신경 써?
지자체   적당히 둘러대고 왔습니다만, 그래도 선생님 반말은 좀….
가         아 됐고! 이번에 지자체에서 재개발 조건으로 기부채납하라는 부지가 하필 여기서 제일 목 좋은 자리더라고? 하필 골라도 그런 부지를 고르셨더라?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제일 경치 좋고 사람 몰리는 저기 산밑. (모형을 가리키며) 저곳은 상가부지와 공원부지를 멋들어지게 세워야지 어디 복지시설 같은 게 들어설 때가 아니야!

 

‘지자체’, ‘가’의 말을 거의 귓등으로 들으며 ‘다’에게 명함을 준다.

 

다         (실눈을 뜬 채, 손으로 지자체의 명함을 거절한다) 전 여기서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다들 중요한 대화들 나누세요.
가         (비꼬며) 그래요. 그렇게 계속 가만히 있으세요.
나         (지자체에게 모형을 통해 설명한다) 우리 주민 일동은 여기다가 상가부지를 지어서 이 동네를 목 좋은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어요. 여기가 지하철과 우면산 입구가 가장 가까운 동선이니 입지가 좋다고요.
지자체   (‘라’에게 명함을 주려고 반대편으로 가다, 태연하게 멈춰 뒤돌아보며) 흠, 저희도 그 부지 아니면 곤란한데요?

 

조명이 바뀌며, ‘지자체’ 주위로 ‘가’와 ‘나’가 둘러서 있다.

 

나         여보세요, 공무원 양반. 우리가 왜 당신들 재개발에 동의하는지 잊었나 봐? 이 일대의 산사태, 물난리 이거 다 너희 지자체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서 생기는 일 아니야?
가         여기 서초 강남이야! 물난리, 산사태가 웬 말이야!
나         여기가 강북지역보다 현저히 더 비싼 이유가 뭐예요? 강남지역이 강북지역에 비해 사교육 시설이며 온갖 인프라가 월등히 좋았기 때문이 아니야? 그런데 당신 지자체들의 관리 감독 소홀로 이 일대의 산사태, 물난리가 매해 기성을 부려, 인프라가 열악해진 여기 아파트값이 오르겠냐고?
가         그러니까 이 모든 걸, 쇄신하기 위해 저 자리에다가는 복지시설이 아니라, 상가부지와 공원부지를 멋지게 만들어서 지역사회의 활기가 나돌게 이 지역 최대의 광장을 조성해야 한다는 거지.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인프라가 깃들도록 상가와 공원을 조성하자 이겁니다. 재개발만 하면, 지하철과 여기 상가부지를 연결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죠? 지하철이 코앞인데, 뭐 어렵지 않잖아요? 만약 지하철과 재개발 부지가 연결된다면, 지하에 지자체가 원하는 복지시설 마음껏 설치하세요. 장애우들이나 노약자들이 대중교통도 편히 이용할 수 있고 얼마나 좋아요.
나         우리 아파트 단지의 인프라를 활성화시켜야 지역 이미지도 쇄신되고 지역민심도 바뀌고 하는 거지. 사람이 가장 많이 오고 가는 명당 자리에 무슨 복지시설이야!
지자체   (혼잣말하듯) 자연재해를 지자체의 관리소홀, 인재라고 탓하다니. 정말 지겹네요.
가·나      뭐?
지자체   선생님, (모형을 가리키며) 저 일대는 산밑이라 목이 좋을지 몰라도, 기록적인 폭우라도 쏟아지는 날에는 정말 위험합니다. 몸소 체험하셔서 더 잘 아시잖아요. 산밑이라 큰 재개발은 더욱 어렵고요. 앞으로 이상기후는 계속 극심해질 겁니다. 이제 폭우로 인한 산사태만 아니라, 겨울에 폭설로 인한 눈사태가 여기서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요.
가         (두려운 듯 소심하게) 위험하다고?
지자체   요즘 이상기후로 매년 기록적인 폭우를 갱신 중이죠. 아니 전 세계적으로 난리입니다. 여기도 머지않아 산사태가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고요. 나중에 산사태라도 나봐요, 다 지자체의 무리한 공사 탓할 거 뻔하잖아요?
가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말하는겨? 매년 자연재해가 빗발치는데도, 너희가 매번 충분히 대비하지 않아서 계속 일어난 일이잖아. 산사태든 물난리이든 다 인재 아니야? 지자체의 관리소홀. 진작에 하수구 구멍을 키우거나 해봤냐고?
지자체   (단호하게) 아니죠 선생님. 아열대성 기후 혹은 이상기후가- 우리의 일상에서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 폭우 또는 이변적인 기상은 매해 기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천재지변으로 봐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자꾸 언론에서 하수구 구멍이 작다고 저격하는데, 그럼 앞으로 계속 하수구 구멍을 얼마큼 넓혀 가야 하나요? 무슨 하수구가 블랙홀도 아니고….
다         (작게 웃으며) 블랙홀 같은 하수구라니… 그건 재밌네요.
지자체   (괴상하게 다를 잠시 보며) 그렇다고 구멍을 계속 키우면 또, 물난리 때 사람이 빠진다고 민원이 빗발칠 거 아니에요? 이것은 엄연히 자연재해입니다. 인간이 대처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다고요.
나         그게 지자체가 할 일이 아닌가요! 왜 본인의 일을 주민들의 책임인 양 떠넘기지?
라         웬만하면 편들기 싫었는데, 그래도 재해사건에 지자체가 마냥 책임 없다고 할 수 있나?
지자체   (위압적으로) 주민 여러분, 이것 보세요. (화를 애써 참으며) 산사태, 물난리, 이게 어떻게 인재입니까?

 

조명이 바뀌며 ‘지자체’, 제자리에서 방백을 이어간다.

 

지자체   (한숨을 쉬며) 서초의 산이라고 뭐 특별한가요? 어느 산이든 다 무너지는 게 자연법칙이잖아요? 서초 주민들 폭우로 침수될 때마다- 산사태 일어날 때마다- 주민들이 허구한 날 지자체 탓하는 것도 이제 지겨워요. 물난리 나면 하수구 구멍이 작아서 문제라고 비난이 빗발쳐. 산사태라도 나 봐? 산이 부실한 게 왜 우리 탓이죠? 왜 하늘 탓은 안 할까? 환경오염을 일삼는 본인들 탓은 왜 안 하냐고? 응? 왜 가만히 행정 일하는 공무원만 탓하는지 참. 아무리 선출직 곁에 맴도는 나도 힘들다고요.

 

‘지자체’, 관객에게 호소하듯 객석 앞으로 가까이 간다.

 

지자체   아니 솔직히 여러분, 현대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으킨 환경오염으로 인한- 이상기후가 주범이지- 우리 가여운 공무원들이 뭔 죄냐고요! 이 추운 날 난방 없이 연극이 되겠냐고! 솔직히 말해서, 여기서 환경오염 걱정하는 사람 어딨어? 다들 자기 한 몸 편하자고 여름에 에어컨 틀고, 일회용품 막 사다 쓰고, 일상적으로 쓰레기와 함께 이 지구를 오염시키며 사는데…. 뭐 어디 다큐에서 육고기랑 어류 먹지 말고 채식하면 된다고 그러던데? 그래서 뭐- 환경을 위해 우리 죄다- 금식하고 금욕하고 살아야 해? 어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이나 해요?
가         (더욱 짜증을 내며) 또 어디 보고 얘기하냐고! 여기 보고 얘기해!
지자체   (‘가’의 눈치를 보다 문득 오기가 생겨 다시 객석을 마주하며) 그래서 제 말은- 전국에 일어나는 물난리 그리고 산사태, 꼭 지자체의 책임일까요? 사실상 따지고 보면, 환경 생각하지 않는 전국민의 탓이지. 여러분들이 일상에서 매사 벌이고 있는 환경오염을 멈추지 않는 이상- 꼭 서초가 아니라도, 산사태와 물난리 같은 온갖 자연재해는 전국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나         (뒤에서 조롱하듯)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거, 죄다 지자체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만들어 낸 새빨간 거짓말인 거 다 아시죠?
지자체   전국적으로 매년 자연재해로 사람들은 사망합니다. 뉴스 보세요. 뉴스!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매해 일상적으로- 기록적인 자연재해는 다반사로 벌어진다고요! 서초라고 뭐 특별히 다를 게 있다고 지자체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겁니까. 서초면 산사태가 일어나면 안 돼? 물난리가 꼭 없어야 해? 왜 부자들이 사니까? 서초라고 뭐 자연재해에서조차 특별 혜택을 받아야 되는 건가요? 아, 강남 서초니까 여기서는 자연재해 같은 게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된다는 논리인가? 그럼, 최고의 땅값을 자랑하는 청담은 좀 다를까요? 한남동 거기 산과 들아, 너희는 좀 더 상서롭고 튼튼하니?

 

‘가’와 ‘나’, ‘지자체’에게 집중되는 조명 범위에 조심히 들어서서는, 객석의 눈치를 살핀다. 이제 ‘가’와 ‘나’는 ‘지자체’와 함께, 객석을 대상으로 자신의 논리를 주장한다.

 

나         (객석 눈치를 보며) 아니 여러분, 지자체가 우리를 무슨 특권을 좋아하는, 지역이기주의 하나로 몰아붙이려는 모양인데, 전혀 아닙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서초동에서 백화점 붕괴, 산사태, 물난리 등의 이 모든 악재가 다 벌어질 수 있죠? 어디 그뿐인가요? (작게) 최근에 서이초 사건도 있었잖아요. 만약, 이 모든 불행이 각각 다른 동네에서 따로따로 벌어졌다면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서초동 한 곳에 겹겹이 일어난 여기가, 그저, 재수가 더럽게 없는 동네였을 뿐. 우리도 지극히 불쌍한 피해자에 지나지 않아요.
지자체   저기요 선생님? 서초동에서의 자연재해만 이야기하시죠. 가급적이면 폭우나 물난리에 한정해서 얘기하면 더 좋고요. 다 이야기하기에는 연극이 너무 산만해지잖아요?
가         (모형을 가리키며) 저기 저 산 보이시죠. 저기서 산사태가 일어나서, 당시, 몇 명이 죽었는지 아십니까? 난 여기가 산세 좋고 역세권인 데다 8학군이라 자식 건사하고 나서 평생 살 생각하고, 비싼 돈 주고 이 아파트 분양했어요. 이 경쟁 사회에서 서초의 목 좋은 아파트 사려면, 남들보다 백배 천배는 더 열심히 살아오지 않았겠어요? 근데 보십쇼. 바로 여기에 산사태가 일어났단 말입니다. 제가 그간 열심히 살아온 것의 보답이 산사태인가요? 이제 저 산은 이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세가 아닙니다! 그저 언제 또 덮칠지 모르는 고요한 죽음과 같다고요. 폭우라도 쏟아지는 날에는 언제 또 덮칠 해일처럼 우리의 뷰를 매섭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나         (감정에 호소하며) 어디 산만 그래요? 서초에 비라도 와봐 여기 들판과 도로에 물이 꽉꽉 차서 언제 또 홍수에 휩쓸려 운명을 달리할지 모르는데 (울적이며) 앞으로 비 한 방울이라도 오는 날에는 너무 무서워서 어디 밖에도 못 나가겠어요. 남들 다 부러워하는 강남 서초에서 어찌 이러한 불행에 시달리고 있을까요? 우리가 남들보다 열심히 산 대가가 뭡니까? 고작 빗방울에 소스라치게 놀랄 주민이 되자고 여기 서초로 이사 왔나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이 일대에 대한 지자체의 대대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거든 우리의 민심은 늘 흉흉할 거예요.
다         (문득 슬픈 듯 눈시울을 훔친다) 흑흑.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럼 애꿎은 자연은 뭔 죄야? 흑흑.

 

이 모든 걸 지켜보는 ‘라’. 뒤에서 박수를 치며 무대 앞으로 나온다.

 

라         아주 가관이네요 가관. 복지시설 위치 선정에서 서로 주도권을 갖겠다고 객석을 여론 삼아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거 아닙니까? 다들 온갖 논리를 동원해 열과 성을 다하시니 참으로 가관이네요. 기부채납조차 협상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뭔 재개발을 하겠다고! (짧은 사이) 아까 누가 말씀하셨듯이, 서초구의 아파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은 이유는 무엇보다 사회적 인프라, 즉 도로, 지하철, 공원, 의료시설, 학교, 상권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좋기 때문이 아닌가요? 이는 곧 삶의 질이 타 지역에 비해 높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서초에 구축된 사회적 인프라는 대부분 국세로 마련된 것 아닙니까? (객석에 동의를 구하듯) 제 말이 틀린 게 없잖아요? 서초 외 주민들의 세금으로 강남에 대부분의 고급 인프라가 마련된 거잖아요? 그쵸? (혀를 차며) 사정이 이러할진대, 여기 아파트 주민만이 재개발의 모든 혜택을 독차지할 순 없죠. (소형빌라 모형에 딱지를 붙이며) 이 일대 소형빌라 주민들을 제외하고 이 아파트 단지만을 대상으로 재개발을 들어간다면, 우리 빌라 주민들은 대대적인 반대 시위를 시작할 겁니다.
가         (기가 차) 그럴듯한 사회적 명분만 앞세우더니, 결국, 우리 아파트 재개발의 이득을 나눠 갖고 싶다는 거네? 전형적인 도둑놈 심보야 아주.
나         뭔 혼자 정의로운 척 다 하더니.
다         (감탄하듯 ‘라’를 바라본다) 대단해!

 

이제 다시, 원래 조명으로 돌아온다.

 

가         시위? 마음껏 해! 그런다고 뭐 바뀌는 게 있는 줄 알아? 이웃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마당에, 어디 소형빌라 주민 따위가 우리 아파트 단지의 재개발을 탐내? 우리 아파트의 부를 훔칠 생각 꿈도 꾸지 마!
나         저기요, (위아래를 훑더니) 지금 가지고 계신 소형빌라, 본집 아니잖아요? 그 작은 원룸을 혼자 살 만큼의 때깔이 아닌데? 이때를 노리고 투자 명목으로 산 집 맞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부동산 투기하는 사람이 이렇게 당당해!
라         이게 내 본집이 아니면 어떻고 또 맞다면 어쩔 거야? 그리고 부동산 투기가 뭐 불법이야? 내가 뭐 공인도 아니고 떳떳하지 못할 게 뭐 있어! 중요한 건 이 (모형을 가리키며) 빌라가 내 합법적인 재산이라는 거지. 막말 따나, 여기 재개발에 우리 소형빌라가 포함되지 않을 명분이 어디 있어?

 

‘가’와 ‘나’, 그리고 ‘라’가 한바탕 붙으러 다가가자, 지자체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말린다.

 

지자체   (지친 기색으로) 자자자자 서초 주민 여러분! 싸우지들 마세요. 제가 지금! 그래서 여러분께 재개발하자고 권하는 거 아닙니까!
가         이 소형빌라 주민은 당신이 초대한 거야?
나         (‘라’에게) 콱! 누굴 호구로 아나. 당신 아까부터 계속 재수 없었어.
지자체   제 얘기 좀 들어보시라니까요. 아까 지하철을 아파트 부지와 연결하고 싶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모형과 모형 사이를 발로 두드리며) 때마침 소형빌라 건물이 그 위로 딱 지나가요. 지하철 개통을 원하신다면 서로 원만히 지내는 게 낫지 않겠어요?
나         (급 화색이 돌며) 어머 공무원 양반도 참, 짓궂어. 지하철 통로를 낼 생각이 있으셨구먼.
가         (‘라’를 보며 떨떠름하게) 진작에 말씀해 주시지 그랬어요. 지하철 부지라면 얘기가 또 달라지죠.
나         (‘라’에게) 친인척에 공무원이 있으신가요? 투자의 촉이 대단히 좋으시네.

 

‘라’는 방긋 웃으며, ‘가’와 ‘나’ 곁에 나란히 선다. 사이. 문득, 형세가 바뀌었다. 3:1의 구도로 ‘지자체’가 궁지에 몰린 듯한 인상을 준다.

 

지자체   선생님들…, 이 복지시설은 말이죠.
가·나·라  복지시설?
지자체   (난처해하며) 그게….

 

이 모든 걸 지켜보는 ‘다’, 모형 위에서 박수를 친다. 암전.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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