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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머물다 간 자리에

한국문인협회 로고 고제평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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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맺힌 바위의 주름은
시간이 스치며 남긴 고단한 흔적이라
어느 하나 같은 얼굴 없으니
억겁의 바람이 새겨 놓은 지문이 아니겠는가

 

어제 보았던 저 벼랑의 눈빛과
오늘 마주한 저 봉우리의 숨결이 다르니
산은 흐르는 물처럼
제 몸을 깎아 매순간 다시 태어나네

 

다시 올 세월은 또 무엇을 깎아내고
무엇을 새로이 빚어 놓을까
모진 풍파에 닳아 없어진대도
그 빈 자리엔 더 깊은 침묵과 안개가 고이리니.

 

변치 않는 것은 오직 하나
변해 가는 저 산의 고결한 숙명뿐이라
나그네는 그저 찰나의 눈맞춤에
잔을 채우고 다음의 모습을 꿈꿀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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