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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쓰는 시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범곤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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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시를 쓰자
퇴색되어 빛바랜 낙엽 위에 
동장군이 뿌려 놓은 얼음처럼 
알차게 얼려 가며 쓰자

 

겨울 하늘 철새처럼
예민해진 내 애인의 얼굴에 
하루 낮 서린 정열
입김으로 호호 불며

 

얼어붙은 대지 위에 
바람들이 두 눈을 켜면 
못다 버린 미련
어김없이 등에 태우고 
오는 날들을 반가워하리

 

해 저무는 바닷가
동녘에 새하얀 보름달이
내 얼굴을 스쳐가면
하늘 위의 별들과,

 

먼 바다에 사는 물고기와 
높은 산에 사는 산새들과 
오는 봄의 화려한 향연을 
입맞춤하리

 

밤이 되면 내 애인은
하얀 이불을 덮어주고
너른 광야에 바다를 노래하리 
겨울 편지를 길게 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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