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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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밤
동지팥죽은 추억의 별미
둘레상에 둘러앉아
새알을 두 손으로 비벼 둥글게
모양도 여러 가지
장난기가 동해 이리저리 비벼
이 모양
저 모양
할머니, 누님, 여동생
어머니와 마주보며 즐거워
부엌 가마솥 가득 끓여
김이 모락모락
크다란 나무주걱으로
휘휘 저으며 구수한 냄새를
풍겨대었다
내 나이만큼 새알을 먹어야지
찹쌀 새알을 먹고
찹쌀보다 여물고 맛있게 커야지
집 안 이곳 저곳에 팥죽으로
잡귀신을 물리치려 뿌린다
어두운 곳
구석진 곳
이웃 절의 팥죽을 먹어도
그 맛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하늘에 계신 어머니, 할머니가
보고 싶은 동지팥죽
긴긴 밤 꿈에서 만나려나
우리 어머니!
내 할머니!
우리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