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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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하나 추려내면
줄줄이 딸려오는 생각들
예민한 추억도 묻어나니
까슬대는 모래알 심장으로
글줄 하나 들어 옮기는 일
기중기 운전이다
읽어 보고 고쳐 보고
연과 행의 모양새 만들다가
어디 가서 얼굴 내밀 때
행여 추레할까 싶어
노트북 ‘삭제키’가 땀 흘린다
이젠 됐겠지 큰맘 먹고
클릭으로 갓난 것 떠나 보낸다
인쇄 입고 달려온 시 한 편
서너 줄 읽다가 덜컥하는 심장
‘내가 왜 못 봤을까?’
번져 가는 부끄럼과 한숨이
벅벅 지우고 싶은 그 한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