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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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솔 몇 그루 가슴에 품고
겨울 바닷가 절벽이 울고 있었지
얼음같이 추웠던 지난날의 상처
친정의 어린 조카 두 명을 떠 안아야 했던
신혼의 큰 태풍 그 높은 파도와 싸웠던 지난날
파도는 매일 혹독한 매질로 절벽을 단련시켰고
혼란한 삶 속에서도 윤슬의 빛남은 가슴을 적셨지
절벽의 마음 안에 끄덕 않는 의지가 있었기에
그 버팀으로 견뎌낼 수 있었어
절망의 절벽에서도 푸른 솔들은 자랐고
계절마다 꽃을 피워 선물로 안겨왔어
숱한 파도의 매질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빛없는 바다 속 조개 안에서도 영롱한 진주가 자란다는 거야
캄캄한 바다가 무서워 절벽이 몸부림칠 때도
하늘의 빛들은 자주 찾아와 환하게 밤바다를 밝혀주었지
어떤 좌절과 시련의 절벽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여도
우리는 반드시 헤쳐 나갈 수 있어 이보다 더한 무엇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