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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에서

한국문인협회 로고 강님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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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선 삼나무들 사이로
서두르던 마음이
나무껍질처럼 벗겨지고
발밑에는 말라간 시간들이
낙엽으로 차곡차곡 쌓인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숲은
괜찮다고 이만하면 충분했다고 
바람으로 등을 토닥인다

 

앞서가려 애쓰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춰 잠시 뿌리를 내리고 
해야 할 일보다 쉬어야 할 이유를 
먼저 생각한다

 

쉼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다시 나에게 돌려 놓는 일
삼나무처럼 서로 간격을 지키며
침묵으로 숨쉬는 법을 배우는 시간

 

한해를 마무리하며
조금 늦어도 괜찮은 사람으로
조금 느려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여유를 찾는다

 

여유는
멀리 있지 않고 
이렇게 잠시
멈춰 서는 곳에서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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