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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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여 년 견디어 온 마을의 보호수
작은 초가집 옹기종기 모여 살던
동네 한가운데 우뚝 서서
희로애락 굽어보았지
개발이란 물결 앞에
판자울타리 갇히어
하늘 높이 뻗던 팔 잘리고 잘리어
뭉뚝해진 몸뚱이
바람 불던 가을이면
새벽부터 주우려던 알갱이는
가늘어져 가늘어져
애물단지 되었네
시루떡 한 시루 제주 한잔 없어진 지 오래
때아닌 강풍에
남은 열매 모두 떨구고
이별 앞에 선
아버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