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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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두 개의 시간을 데리고 흐른다
이쪽엔 젖은 신발들
말라붙지 않는 저녁
닫힌 창문들의 호흡
저쪽엔 빛을 씹는 거리
넘치는 웃음의 포장지
잠들지 못하는 간판들
강 위로
이름 없는 부유물들이 떠다닌다
금이 간 말들
부서진 믿음의 잔해
닿을수록 멀어지는 것들
나는
건너지 못한 질문으로 서 있다
어느 날
미움이 돌처럼 가라앉고
이해가 수면을 잇는다면
강은 길이 될까
아니면 또 하나의 침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