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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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에 이르도록
잘 구르던 트럭이 터덕거린다
정비소를 찾아갔더니
서비스료가 팔천육백 원이란다
노사간에 신경전으로 줄다리기하던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싸구려다
당돌한 여자 정비사가
윗도리를 홀랑 벗기고
침대 모서리에 등을 기대어 모로 눕힌다
전등을 꺼버리고 바싹 붙어 앉아
옆구리에 윤활제를 발라
꾹꾹 눌러 마사지한다
헤드커버를 분해하지 않고도
시큰둥 춤추는 심장 모습을 보여준다
노즐 구멍이 헐거워져 연료 과분사로
회전이 부정맥 상태란다
절구질하기가 불편스럽게
굳이 모로 눕혀 짓누르냐며
투덜거리는 피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