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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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는 시간은
평온한 바다가 된다
짧은 시간을 영원인 듯
내속의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는
강풍에 파도가 몸질차는* 때
갈매기들이 그런 파도 위를 날아갈 때
갈대들과 풀들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릴 때
그 속에서의 난 마음도 덩달아 날아올라
매일 바다를 보러 간다
당근도 무도 다 거둬들이고
파찌만 남은 빈 밭
노란 산동채꽃이 활짝 핀 밭들을 지나
스쳐지나듯 밭담들과 인사를 하고
골목마다 문주란로답게 문주란과도 아는 척
머리가 하늘로 뻗어올라가듯
내 맘을 길들이는 시간.
*몸질차는: 몸부림치는(제주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