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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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4회는 족히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늘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걷고 싶은 마음으로 묵직한 가방을 메고 야무진 발걸음으로 찾는 곳으로 향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두 가지가 해결이 되어 줄 것으로 믿으니 즐거운 마음이다. 집 서재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를 제2의 장소에서 지내는 것도 흥미를 돋워준다. 신문보기나 책읽기가 지겹기까지 느낄 적이 있다. 이럴 경우 유일한 해결책은 다른 장소로 옮김으로 새로운 기분으로 즐기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로 받아들인다. 장소 변동이 효과 면에서도 좋을 경우가 많지 않은가.
왜 도서관인가. 나이를 조금 먹은 내가 배낭을 메고 도서관에 출퇴근을 하다시피 한다. 신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가 걷는 운동이 동시에 되어 주기 때문이다. 대학 한 친구가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번화가인 S백화점에서 가까운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오전에 집 안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고 자랑한다. 오후에는 아파트 부근의 산이나 도로를 걷는다고 했다.
자기의 취향에 따라 운동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누가 뭐라 할 수는 없잖은가. 58평의 거실을 빙빙 돈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오전 오후 밖에서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다. 친구는 웃으면서 지금까지 15년 넘게 해왔으니 괜찮다고 한다. 좋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이왕이면 밖에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농담으로 제안했을 뿐이다. 밖에서 호흡하며 걷기 보폭을 넓게 할 수 있는 효과도 있으니 권유를 한 것이다.
어느 날 신문 지상에 광고를 보고 나는 둘레길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둘레길 걷기를 십여 년을 계속했다. ‘둘레길 마니아’가 되고 말았다. 매주 목요일이면 수필 창작 교실에서 글공부를 한다. 걷기를 더할 욕심에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이 있는 안국역 전 역인 3호선 경복궁역에서 하차하여 안국역까지 걷기로 결심을 했다. 귀가할 때도 경복궁역으로 걸어가 승차한다. 시간은 20분이 소요된다. 광화문 일대와 경복궁을 관람하는 관광객이 많아 걷기에 조금 불편함을 느끼지만 시내의 한복판에서 한 역이라도 더 걷기를 선택한 것이다.
오고 가며 광화문 주변의 정부 청사와 국립역사박굴관 등 정부 부서가 들어서 있는 빌딩과 미국대사관 등을 바라보며 지나다닌다. 그 일대의 빌딩이 주는 안정감이 마음에 들기도 한다. 고궁과 관광객, 교통량의 과다 등을 보며 나라의 발전상을 체감한다. 지난 세월의 광화문 일대 풍경과 오늘의 발전상이 비교가 되어 금석지감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하고 많은 것을 배운다. 젊었을 때 어느 유명인사가 출퇴근할 때 버스정류장 전(前) 역에서 내리고 사무실까지 걷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분은 지금도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 중이란다.
그는 건강과 생활 관리가 철저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분의 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을 일반인에게 알려주는 하나의 예다. 그만큼 걷기에 신경을 쓰는 튼튼한 건강을 지키는 그의 모범적인 절제력을 나는 관심 있게 바라본다. 한 주에 3∼4회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고마움을 느낀다. 걷기로 다리 힘을 키우며 도서관을 다니는 것은 다른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재미요 축복이다. 걷기는 만병을 고치는 자연치유의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두 가지를 얻기 위해 부지런히 도서관 이용을 몸이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자 한다.
오래전부터 독서를 열심히 하는 어떤 분을 도서관에서 본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인사를 나누고 그분과 대화를 나눴다. 같은 나이이고 3년 전에 뇌경색을 앓은 적이 있어 말이 어눌하고 행동도 느리다고 본인 스스로 사정을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이 책읽기를 많이 하는 것을 보니 대단한 사람이라고 부러움 너머 존경심까지 간다. 한 주에 2권의 책을 완독한다고 한다. 걷기에 대해 재미있고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중세 유럽지식인들은 걷기에 관심이 많았고 ‘지식인들의 특권’이었다고 오래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칸트, 루소, 괴테 등 세계적인 작가와 사상가들도 걷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권유했다고 한다. ‘모든 생각이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고 독일의 철학자요 작가인 니체도 걷기를 좋아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를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의 초대’라고까지 극찬을 했다. 그만큼 걷는 것에 세계적인 철학자들도 권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걷는 운동이야말로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하고 안정을 찾는 우울증 치료에 탁월하다는 의사들의 말도 경청해야 하리라.
도서관을 오고 가며 두 가지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독서와 건강 챙김은 성공의 기회를 주는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