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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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벽을 뒷배 삼아 담쟁이 휘두르고
광려산 허리에서 저녁놀 내려오길,
서편의 두두룩한 산정
아득하게 그리고
지나는 길목인가, 빤히 보는 길고양이
때때로 출입 막고 주차하는 카페 손님
여기는 구판장이지만 팔 것이 없는데
사방에 칸 칸마다 활자를 끼워 놓고
절대로 휴가 없는 악사를 모셔 와서
결재를 다 하지 못한 걱정마저 숨긴 곳
공부를 핑계 삼아 책 읽고 글 쓴다며
나른한 오후 보내는 나만의 아지트다
여전히 팔 것에 미련 남은
나만의 제작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