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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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졌다 비 내리던 날
낯선 사람들 시장을 오가고
우리는 마주보며 담배를 피웠다
낡은 주전자
빈 술잔을 또 비웠다
차선을 넘는 도로 위 무법자처럼
우리의 대화도 선을 그어 붉은 상처들
좁은 골목 비는 쏟아지고
지붕 위를 도망치는 고양이
누가 나를 좀 도와주세요
꼬리를 좀 싹둑 잘라주세요
그 아우성 장마 속에 묻혔다
비는 계속 내렸다
우우우 비는 내렸다
내 꼬리를 잡으려다 스스로 잘랐다
빗속으로 잠식된 무언의 빛줄기
바닥을 훑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