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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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아역에 내려
택시 기본요금 거리라 했지만
나는 오늘
발등을 적시는
파도 소리 들리는 곳으로
걸어서 갔습니다
바다를 깨우는 제트스키의 속도
파도의 잔뼈에 묶인 낡은 어선
그물 꿰매는 등이 둥근 사람들
빨간 등대가 배경인 갯내음이
물컹했습니다
옛 여인숙 낮은 건물엔
해변마트 색바랜 글자만
희미하게 남아 있네요
바라봄은 아득한 일
책의 얼굴이 모두 바다를 향하는 서점
기장 ‘이터널 저니’에 와서
사실 오늘 내가 찾은 곳은
서점 옆 숨은 골목
겨울밤 바닷가
그 골목 저 여인숙
숙박부가 떨어뜨린 모나미 볼펜 소리에
화들짝 뛰쳐나오던 젊은 날은
항해 중인가요
떠난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