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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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이름도 제대로 못 쓰고
하나둘도 세지 못하는 모자란 나는
친구들이 모두 학교로 떠난 텅 빈 마을을
절박한 울음으로 채우고 나서야
때늦은 입학을 할 수 있었다
로제타스톤의 비밀 문 안에는
온통 신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해와 달이 시간을 만들고
구름이 비로 내려와 승천하고
뿌리에 갇힌 나무와 온 생애가 분주한 쥐,
저마다 필사적인 시간
지나간 세계를 돌아볼 틈도 없이
새로운 것들이 쏜살같이 나타났다
혼돈의 시간을 겨우 잠재우면
무덤마다 무수한 물음표가 고개를 들었다
일생을 허둥대는 나에게 형님이 물었다
“아우는 왜 여기저기로 헤매며 살고 있어? 뭐라도 한 가지 똑바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무엇이 되려고 한 적이 없어요. 그저 궁금한 것을 알고 싶었어요”
그런데
나는 누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