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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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들녘을 본받아
내 마음도 앙상해지는 저녁
뚝배기에서 끓어오르는 된장국 냄새가
허기를 흔들어 깨웁니다
후루룩,
뜨거운 국물 한 모금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
비로소 몸속 깊은 곳에서
“살아 있다”는 더운 숨이 터져 나옵니다
겨울은 웅크림이 아니라
깊어지는 시간입니다
처마 밑 시래기처럼
찬바람 속에 물기를 비워내고
언젠가 당신의 식탁 위
가장 구수한 기도로 우러나기 위해
나는 지금, 잘 마르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