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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선명한 노란색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영숙(안양)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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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참으로 축복받은 계절이다. 은행나무 산책길이 운치 있고 노랑에 취하게 한다. 이제 가을은 부채 모양의 낙엽이 하늘 하늘대며 조금 힘없이 가지가 축 늘어져 가볍게 잇따라 흔들리고 있다. 그 예쁜 노란색이 사람을 홀린다. 길바닥에 수북이 쌓여 발의 촉감이 여간 기분 좋은 게 아니다.
안양시 비산동 미륭아파트 옆길에 위치한 오십여 년 된 삼십여 그루의 은행나무는 나와 함께 살았고 늙어 가고 있다. 사시사철 산책길이 되어 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 조붓한 둑방길이어서 비질을 않아 더 운치가 있다. 여느 길과 달리 잘 바스러지지 않는다. 인적이 드물어 뭇사람들의 발길에 무참히 밟히는 일이 드물다.
은행잎이 노란색으로 오래 기억되고 된다. 요즘은 비록 열매는 오염되었다 하여 줍는 일이 드물다. 그 옛날 은행은 색색의 물을 들여 많은 잔칫상에 올랐다. 먹거리가 많은 요즘은 시세가 없다. 이곳은 남성 나무가 많은 관계로 여자가 꼬이는 편이다.
오래 전에 물 좋고 산새 좋은 용문사에 갔을 때 그때도 입이 떡 벌어졌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에 있는 용문사 경내에 1100여 년 된 은행나무 높이가 무려 아파트 18층(42미터쯤)으로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에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 마한 도읍지였던 곳, 지나가던 의상대사가 꽂은 구절장이 은행나무가 되었다는 천연기념물이다. 구절장은 마디가 아홉인 대나무로 만든 승려가 짚는 지팡이다.
어떤 도시든 시를 상징하는 나무와 꽃, 새가 있듯이 안양은 시의 마크로 노랑 병아리 같은 안양시의 꽃으로 개나리를, 시의 새로 독수리를 정했다. 평화와 시민의 안정적인 생활 백의민족 앰블럼이 있다. 안양은 일찍이 은행나무를 시목(市木)으로 가로수로 심었다. 오래 살고 병충해에 강하며 잎이 곱기로 유명하다. 시의 꽃 개나리는 해마다 첫봄을 알리는 번식과 성장이 빠르고 아름다워 사랑과 의욕이 충만한 시민정신을 잘 나타내며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는 생태는 시민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의 새 독수리는 안양 시민의 왕성한 기상과 번영을 뜻한다. 드높은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새 주황색 깃수염이 붉은 갈색의 윗가슴 노란 옆구리와 복부는 갈색을 띠고 눈 둘레는 흰색이 뚜렷하다. 낮에는 사람을 피해 주위가 가려진 나무 밑 바위, 물 위로 뻗은 나뭇가지에 앉아 머리를 등으로 올리고 한쪽 다리는 들고 잔다.
경기도 중남부에 있는 시, 서울의 위성도시로 근교 농업과 제조업이 발달하여 왔다. 아미타불이 살아 있는 정토로 괴로움이 없으며 지극히 안락하여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다.
오늘도 노란 융단을 깔아 놓은 길 위로 산책길에 나서 본다. 노란색이 주는 안정감과 물감의 삼원색 중 하나인 색채다.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도록 도움을 주는 색채다. 황금색은 돈을 상징하여 부와 권위 풍요로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안전색채로서 조심과 주위 또는 방사능 표시에 사용하고 있다. 어린이 시설 주변 어린이용품 통학 차량에 적용된다. 또한 노란색은 지식이나 지적 능력을 나타내며 운동신경을 활성화하고 에너지를 생성하고 있다.
가을엔 자연의 수북수북한 주머니에서 노랑을 꺼내 준다. 어떤 주머니를 가졌기에 아낌없이 꺼내 주는지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낮에는 햇빛을 받고 밤에는 달빛을 받아 이리도 고운 잎을 만들어 마구마구 뿌려 주니 그대는 참 아름답기만 하다.
사람은 한 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먼 길을 향하지만, 은행나무는 잎을 모두 주고 가더라도 다음 해에 또다시 연녹색의 새 옷을 입는다. 새롭게 태어나 온 대지를 압도하고 다른 나무와 풀들과 우주 앞에서 또 한번의 생을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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