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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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중턱에 앉은 미남자
오래 전에 집 나온 저 가장
석굴에 가부좌 튼 지
훌쩍 천 삼백년
나뭇잎 새순 돋을 때 발 간지럽고
송화가루 노랗게 날릴 때면
재채기 연거푸 나왔을 터
한겨울 눈 내리면 손은 또 얼마나 시렸을지
이제
달 밝은 밤에는
굳은 어깨와 쥐 내리는 무릎 좀 펴시고
잘 닦아 놓은 산책길도 쉬엄쉬엄 걸으시어요
그러다 문득
두고 온 어여쁜 아내와
당신 꼭 닮은 아들을 만나신다면
눈이라도 한 번 찡긋해 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