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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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하늘이 어슬어슬
어둠 벗겨지는 시간
삼밭골 중턱 정류장
한로 상강 지나
새벽 바람은 목덜미 서늘한데
포도청 같은 식솔의 생계
저마다의 꿈을 짊어지고
통근버스 기다리는
양회색 잠바의 긴 줄
샛바람이 속살 파고드는
이삼월 동틀 무렵에도
장대비에 우산살이 휘는
여름 새벽에도
지난밤 깡소주 털어 넣은
쓰린 속을 달래지 못한 날이더라도
나의 전우 같은 동료들은
먼동 터오는 새벽길에
긴 줄을 이룬다.
선박 설계를 하는 사람
족장 가설을 하는 사람
철판 용접을 하는 사람
배관을 하고 도장을 하고
조선소 저마다 일터에서
정수리를 달구고 흐르는 땀방울
닦을 겨를도 없이
하루를 살아낸
양회색 잠바 역군들
오늘도
어둠이 내려앉는 정류장에
새벽에 떠났던 통근버스가 다가와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