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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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태양은 아직 잠들었는데
세상은 훤-하다
지난해의 때를 덮어주는
하늘이 준 하얀 위로 때문
동화 같은 숲길에서
속세의 꿈을 벗으려 했다
왕자는 오지 않았고
어떤 끌림도 스스로 막았다
하지만
백설 나무 사이의 둥근 빛
얼음이 빚은 말간 형상
잠시 심장이 멈춰 섰다
다짐은 날아가고 나는 기도한다
바람아 잠들어라
풍설에 그 모습 흩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안고 싶다
날씨야 서둘지 마라
그가 녹으면
나는 함께 물이 되고
수증기로 흩어지면
나도 나의 경계를 잃는다
이 백설의 세상에서
이름 없는 진실 하나 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