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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에서 ——사람이 떠난 자리 식욕만 남는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현근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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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지역

 

먹자골목은 식욕이 좋다
밤낮 입을 벌리고 있는 골목,
사람, 집, 담벼락, 가로등을 먹고
구름과 바람을 먹고
해와 달과 그림자까지 꿀꺽 삼킨다

 

식욕만으로 소화되지 않는 것은
골목의 내장에 뿌리내리고 산다
구두가게, 화분, 빨랫대,
낡은 의자와 광고전단,
어슬렁거리는 길고양이는
골목의 살아 있는 시간 화석이다

 

추억이 살고 있는
먹자골목이 문을 닫는 새벽,
혓바닥 날름거리는 청소 밀대를 
골목 안으로 쓰윽 밀어 넣어 
잠자는 골목의 식욕을 깨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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