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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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자란 나무가 있었다
빠진 곳이 하나도 없다 동량이 되겠다 많은 이에게 회자되었다 몇십 년 만이라는 폭풍우에 그만 그 탄탄한 근육질의 줄기가 부러지고 말았다 쯧쯧, 혀를 차며 안타까워하는 이들과 몰라서 그렇지 죄가 있어도 아주 큰 죄가 있을 거라 소곤닥대는 이들이 있었다 잘 나가더니 이젠 나보다 못하다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이, 내게, 이럴 수는 없다 하늘이여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하늘이여… 삿대질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 뿌리는 그래도 성치 않느냐 눈물콧물 범벅을 닦으며 상처를 아물리며 드러나지 않은 그 ‘도무지’를 찾아 골몰했다 생살을 찢어 눈을 내고 가지를 쳤다 그 사이 파리며 풍뎅이며 날벌레들 날아들어 진물을 빨며 잔치 잔치 벌였다 썩어 들어간 몸통은 애벌레가 바글거렸고 날아든 새들이 마구 쪼아대더니 올빼미 한 쌍이 들락거리더니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기도 하였다 바람결에 건너온 말, 꽃향기가 배어 있기도 하였다
손 모아 머리 숙이고 전송하기로 하였다